2015.07.25 11:43 AM
By 노승현
그리스와 국제채권단의 3차 구제금융 협상이 협상장소 선정 문제, 협상 내용 선정 등에서 이견이 발생해 27일로 연기됐다.
그리스 정부는 협상과는 별도로 국제통화기금(IMF)에 신규 자금 지원을 이날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와 유럽집행위원회(EC), 유럽중앙은행(ECB) 등 채권단 대표단은 협상 장소 선정에 대해 합의하지 못해 860억 유로(약 109조8,000억원) 규모의 3차 구제금융 협상 개시일을 미뤘다.
당초에는 24일부터 협상에 돌입할 예정이었지만, 그리스 정부 관계자들은 협상이 27일부터 아테네에서 시작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협상 연기의 원인은 협상 장소에 대한 이견 때문이었다.
채권단은 그동안 아테네 중심부 신태그마 광장 인근의 아테네 힐튼 호텔에서 머물며 구제금융 협상을 벌여왔는데, 그리스 정부는 이번에 보안상의 이유를 들어 정부청사에서 멀리 떨어진 아테네 외곽 호텔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EC 관계자는 "해결해야 할 보안상의 문제가 있다"며 "여러 가지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양측은 협상 내용을 두고도 갈등을 빚었다.
그리스 측은 채권단이 만날 수 있는 인물과 협상에서 논할 수 있는 주제도 제한할 것을 요구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보도했다.
외신들은 채권단이 그리스 각 부처와 자료에 마음대로 접근하는 것이 그리스 정부의 심기를 건드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그리스 정부는 이날 IMF에도 신규자금 지원을 공식 요청했다.
그리스 정부는 당초 IMF가 가혹한 긴축정책을 요구할 것으로 우려해 신규자금 지원을 요청하지 않을 계획이었지만 방침을 바꾸었다.
유클리드 차칼로토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이날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의장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그리스 경제가 역경을 딛고 활기차고 지속 가능한 성장 가도에 들어설 때까지는 여러 분기가 지나야 한다"며 "IMF로부터 새로운 돈을 빌릴 수 있기를 바라며, 지속적인 협조를 기대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지난달 29일 정부의 자본통제로 문을 닫았던 아테네 증권 거래소가 약 한 달 만인 27일 다시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그리스 상장 회사에 투자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부터 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