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9.28 08:37 PM
By 노승현
폴크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건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독일 메르세데스-벤츠가 자동차업체 가운데 2년 연속으로 연비를 가장 크게 과장해 발표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고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이 28일 보도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일부 모델의 경우 연비를 최대 50% 이상 뻥튀기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독일의 BMW, 프랑스의 푸조와 르노 등도 연비를 50% 가까이 부풀린 것으로 드러났고, 자동차업체 전반에 걸쳐 연비 뻥튀기가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벨기에 브뤼셀 소재 환경단체 '교통과 환경'(T&E)은 이날 보고서에서 메르세데스-벤츠 승용차의 실제 주행 시 소모된 연료가 발표 수치보다 평균 48% 많았고, 신형 A,C,E-클래스 모델은 50%를 초과했다고 밝혔다.
BMW 5시리즈와 푸조 308도 실주행 연비와 발표 연비의 차이가 50%에 육박할 정도로 컸고, 폴크스바겐의 골프와 르노의 메간 승용차는 연비 차이가 40%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자동차업체 전반에 걸친 연비 차이는 2001년 8%에서 지난해 40%로 5배나 확대됐고, 이로 인한 운전자의 추가 연료비 부담은 연간 450유로(약 59만8,000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T&E의 그레그 아처 청정차량 담당 부장은 "공기오염 검사처럼 차량 연비와 이산화탄소 배출 측정을 위한 유럽의 검사시스템도 신뢰도가 추락했다"며 "폴크스바겐 사태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지적했다.
T&E의 이번 보고서는 비영리단체 국제청정교통위원회(ICCT)가 60만대 차량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분석에 근거한 것이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지주회사인 다임러는 T&E가 연비 테스트 조건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테스트 결과를 제대로 조사할 수 없다고 밝혔다.
마티아스 브록 다임러 대변인은 "우리는 실험실 테스트와 실 주행 연비 사이의 격차를 좁히기 위한 방안으로 세계적으로 소형 승용차에 대한 통합 검사 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말했다.
BMW의 마이클 리브스탁 대변인도 "실험실 테스트와 실주행 연비의 격차는 새로운 일이 아니다"며 "이 격차를 좁히려는 유럽연합(EU)의 규정 개혁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