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14 12:51 AM
By 노승현
월가의 투자 귀재이자 버크셔 헤서웨이의 최고경영자(CEO)인 워런 버핏은 기업에 '행동주의(Activist)' 헤지펀드 등 행동주의 주주들의 경영권 간섭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을 우려하면서, 이들로부터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정도(正道) 경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충고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버핏은 13일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포천 주최로 열린 '여성 경영자 서밋'에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버핏은 "행동주의 주주가 간섭하지 못하게 하는 최고의 방법은 기업을 합리적으로 경영하면서 주주와도 잘 소통하는 것"이라면서 "그렇게 하면 많은 주주가 당신 편이 되고, 자금도 모인다"고 강조했다.
버핏은 또 "CEO들은 행동주의 주주들에게 휘둘려서는 안 되며 이들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월가 은행들에게 거액의 자문료 등을 지급할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버핏은 자산 운용자가 기업 지분을 대거 모아 경영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해온 것도 정도 경영을 하지 않은 허점 때문이라면서,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이 경영 자문으로 큰돈을 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월가도 행동주의 주주와 한통속"이라면서 "이들로부터 경영을 간섭받는다고 물론 기업이 죽는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종종 필요 이상으로 겁을 준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버핏은 행동주의 주주들에 대해 "상어와 같다"면서 "계속 헤엄치면서 (먹잇감을) 노린다"고 표현하기까지 했다. 이어 "이들이 설 땅을 찾지 못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문제는 미국에서 이들의 입지가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버핏은 행동주의 주주들에 대해 오로지 큰 돈을 벌어들일 목적으로 주식을 사들이고 경영권에 간섭해 회사를 무리한 방향으로 이끌고 있어 근본적으로 문제가 많다고 칼날을 세웠다.
버핏은 "행동주의 주주들이 두려운 CEO가 있다면 자신 있게 조언해 줄 테니 버크셔해서웨이를 찾아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모든 미국 기업이 주주 이익에 따라 합리적으로 경영되는 것만은 아니다"라면서, "그럴 경우는 (행동주의 주주가 겨냥하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버핏의 비판에 대해 월가의 대표적 행동주의 주주로 꼽히는 빌 애커먼과 칸 아이칸이 반박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장기 투자를 통해 기업 경영을 개선해 왔다면서, 대표적으로 애플과 제너럴 그로스 프로퍼티 사례를 들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