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20 12:19 PM
By 노승현
서아프리카 말리 수도의 고급호텔에 20일(현지시간) 알카데아와 연계된 것으로 보이는 이슬람 테러조직 소속의 무장괴한 2명이 난입해 다수의 외국인 투숙객 140여명과 호텔 직원 30여명 등 최소 170여명의 인질을 사로잡고 12시간 동안 인질극을 벌였다.
이번 인질극으로 인해 괴한 2명을 포함해 총 27명이 사망했다. 괴한은 진압부대에 의해 사살됐다.
이들은 쿠란을 암송하게 한 뒤 암송한 인질들은 풀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께 무장 괴한들이 차량을 타고 수도 바마코(Bamako) 도심에 있는 5성급 호텔인 래디슨블루 호텔(Radisson Blu Hotel)을 습격했다.
호텔 관계자는 "약 10명의 무장한 남성들이 호텔에 도착한 직후 호텔 앞 모든 경비원들에게 총기를 난사했다"고 말했다.
이 괴한들은 외교관용 자동차 번호판을 단 차를 타고 와 이 호텔에 자동 소총을 쏘면서 진입했으며 "알라후 아크바르(알라는 위대하다)"라고 외쳤다.
한 보안 소식통은 "남성들이 외교관용 자동차 번호판을 단 차량을 몰고 호텔에 들어온 뒤 4층으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다른 한 보안 관계자는 "이 호텔의 7층에서 일이 벌어졌다"며 "지하디스트들이 복도에서 총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유엔 관계자는 "호텔 로비에서 시신 12구, 2층에서 시신 15구가 각각 발견됐으며, 수색 작업을 계속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괴한은 호텔을 장악하고 나서는 인질극을 벌이며 정부군과 12시간이나 대치하다 사살됐다.
호텔에 있던 170명 가운데 80명 정도는 풀려났다. 로이터통신은 괴한이 쿠란 구절을 암송할 수 있는 인질들은 풀어줬다고 전했다.
당시 호텔에는 터키인, 프랑스인, 인도인, 중국인, 기니인 등이 머물고 있었다.
말리 군인과 경찰은 이 호텔 주변을 봉쇄한 후 진입 작전을 펼쳤으며, 미국과 프랑스군도 진입 작전에 동참했다.
말리 특수부대는 인질극이 벌어지고 나서 몇시간 뒤 호텔 내부로 들어가 객실을 돌아다니며 발견한 투숙객들을 바깥으로 유도하고 있다고 말리군 사령관이 밝혔다. 괴한들이 호텔 내부 구조를 자세히 몰라 투숙객들이 빠져 나오면서 최악의 대량 살상은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아프리카 북서부 지역에서 활동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알무라비툰은 이번 말리 호텔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알카에다 연계 단체인 알무라비툰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자신의 조직이 말리의 래디슨 블루 호텔 공격의 배후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단체의 주장이 사실인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유목 부족인 투아레그족과 아랍인들로 구성된 알무라비툰은 말리 북부와 알제리 남부의 국경 지대에서 활동해 왔으며 잔인한 행각으로 북아프리카에서 악명을 떨친 단체다.
앞서 말리에서는 지난 3월 외국인들에게 유명한 바마코의 한 음식점이 무슬림 무장 괴한들의 공격을 받아 5명이 사망했고, 서북부 세바레 지역에서도 지난 8월 무장 괴한들이 비블로스 호텔에 난입한 뒤 총기를 난사해 정부군과 유엔 직원 등 9명이 숨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