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01 09:46 AM
By 노승현
전 세계에 화제가 됐던 '키아누 리브스'의 페이스북 글이 본인이 아닌 팬이 올린 글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글은 지난 22일 키아누 리브스의 페이스북(Keanu Reeves Online)에 올라왔는데, 그의 지난 삶과 현재의 삶을 담담하게 적은 이 글은 '좋아요'를 누른 사람은 불과 하루 만에 140만 명을 넘었고, 공유는 약 40만 회, 댓글도 약 7만회에 달했다.
하지만 이 글은 24일 페이스북에서 갑자기 삭제됐다. 그리고 25일에는 계정 이름 앞에 '비공식(Unofficial)'이라는 단어 하나가 추가됐다. 계정은 키아누 리브스 본인의 것이 아니라 팬의 페이지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 페이지의 운영자는 거짓말이 아니라, 읽은 내용들을 인용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페이지 정보에는 "우리는 실제 키아누 리브스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단지 읽은 내용들을 인용했을 뿐이다(This is a Keanu Reeves Fan Page. We are not associated with the real Keanu Reeves in any way. We just quote what we read and spread positivity.)"라고 적어 놓고 있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글의 내용만 보고 리브스 본인이 올린 글이라고 생각하고, 엄청난 속도로 퍼나르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만큼 그 글은 깊은 울림을 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전문과 번역)
"많은 사람들이 나를 알지만, 내 이야기는 모른다. (Most people know me, but don't know my story).
세 살 때 나는 아버지가 떠나는 것을 봤다. (At the age of 3, I watched my father leave.)
고등학교를 4곳이나 옮겨 다녔고, 학업이 어렵게 하는 난독증과 씨름해야 했다. (I attended four different high shcools and struggled with dyslexia, making my education more challenging than it is for most.)
결국 나는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지 못하고 학교를 떠났다. (Eventually I left high school without earning a diploma.)
가장 가까웠던 친구 리버 피닉스는 23세 때 약물 과다 복용으로 사망했다. (At the age of 23, my closest friend River Phoenix died of a drug overdose.)
1998년 나는 제니퍼 사임을 만났다. 우리는 사랑에 빠졌고, 이듬해 제니퍼는 딸을 임신했다. 불행히도 우리 딸은 여덟 달 만에 숨진 채 세상에 나왔다. 우리는 딸의 죽음으로 황폐해졌고, 결국 그녀와의 관계도 끝이 나고 말았다. 18개월 뒤 사임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In 1998, I met Jennifer Syme. We fell instantly in love and by 1999, Jennifer was pregnant with our daughter. Sadly, after eight months, our child was born stillborn. We were devasted by her death and it eventually ended our realtionship. 18 months later, Jennifer died in a car accident.)
이후 나는 진지한 관계를 가지는 것도, 아이를 갖는 것도 피하게 됐다.(Since then, I avoid serious relationship and having kids.)
지금은 완치됐지만 여동생은 백혈병을 앓았고, 나는 영화 '매트릭스'로 번 돈의 70%를 백혈병을 치료하는 병원에 기부했다. (My younger sister had leukemia. Today she is cured, and I donated 70% of my gains from the movie Matrix to Hospitals that treat leukemia.)
난 대저택이 없는 헐리리우드 스타들 중 한 명이다. 보디가드도 없고 화려한 옷도 입지 않는다. 출연료가 1억 달러(약 1149억5천만 원)에 달하지만 난 여전히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그것을 좋아한다. (I am one of the only Hollywood stars without a Mansion. I don't have any bodyguards and do not wear fancy clothes. And even though I'm worth $100 million, I still ride the subway and I love it!)
그래서, 난 결국에는 우리 모두 동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극 가운데서도 빛나는 사람은 성장할 수 있다고. 당신의 삶에 무슨 일이 있든지 극복할 수 있다. 삶은 살만한 가치가 있다. (So in the end, I think we can all pretty well agree that even in the face of tragedy, a stellar person can thrive. No mattert what's going on in your life, you can over come it! Life is worth livng.)"
그렇다면 이 키아누 리브스의 글 중에서 어디까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일까?
글의 내용은 대부분 사실이다. 허위 글은 아닌 셈이다.
아버지는 키아누 리브스가 3살일 때 그에게서 떠나간다. 그는 눈 앞에서 아버지를 떠나 보냈다.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고, 난독증으로 고생했고,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했다.
그러다 길거리 캐스팅이 되어 연기자가 됐고 절친인 리버 피닉스를 만났지만, 약물 중독으로 죽어 있는 친구를 발견하게 된다.
이후 제니퍼 사임을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첫 딸이 죽고, 사임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다. 사임도 당시 약물중독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매트릭스로 대박을 치지만, 여동생이 백혈병에 걸린다. 여동생은 다행히 치유됐고, 매트릭스를 통해 얻은 수익의 70%를 병원에 기부한다.
키아누 리브스는 이후 노숙생활을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다. 또 지하철을 타고 다녔다.
여기까지는 사실이며, 나머지는 사실을 확인할 수 없는 상태다.
그리고 지금은 '존 윅 2' 영화를 촬영하고 있다.
리브스는 분명히 그의 삶만으로 많은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는 것 같다. 상처 받은 영혼의 모습, 그리고 그 상처를 부둥켜 안고 살아가는 모습. 이것이 이 시대 우리네의 존재와 삶의 모습이고, 그래서 많은 이들이 엄격히 따지면 거짓인 그의 페이스북 글에 공감을 느끼고, 감동하고, 위로를 받고, 새로운 삶의 희망을 조금이나마 다시 한 번 품어본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