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01 11:55 AM
By 노승현
워싱턴포스트(WP)의 유명 칼럼니스트인 리처드 코언(Richard Cohen)은 1일 '오바마, 목소리를 잃어버린 대통령(Obama, the president who lost his voice)'이라는 칼럼에서 시리아 내전,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이슬람국가)의 테러대처 등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정책 실패를 강력히 비판하면서 처칠이 아닌 오바마가 2차대전을 이끌었다면 패배했을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코언은 이 글에서 "대통령직이 오바마를 바꿔버렸다. 머리가 하얗게 세고 얼굴도 늙어보인다. 이런 것은 예상했지만, 예상치 못한 것은 그의 유창한 말솜씨가 짜증으로 바뀌었고, 설득의 능력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이라며 "윈스턴 처칠이 아니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영국의 2차 대전을 이끌었다면 런던의 올드빅 극장에서는 지금 햄릿이 독일어로 공연되고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코언은 "대통령이 목소리를 잃어버렸으며, 이것은 분명한 사실로, 많은 이들이 동의하고 있다"면서 "미국인의 지지도도 44%에 불과하고, 재임 기간 동안 연방의회와 주의회, 주지사(곧 32개가 된다) 등이 무능한 공화당으로 넘어갔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제는 유창한 말쏨씨의 재능을 잃은데서 그치지 않고 종종 할 말이 없어보인다는 것"이라며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 테러 이후 발언에서는 그의 재능을 뽐냈지만, 특히 외교정책에서 그의 말은 공허하고 냉담해졌다. 결국 오바마 대통령의 중동정책은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코언은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자해에 가까울 정도로 스스로 자초한 곤경은 IS의 파리 테러 이후 내놓은 진술을 보면 명백하다"며 "다른 많은 대량 학살 사건과 달리, 파리 테러는 실시간으로 TV를 통해 일어난 사건이 방송되면서 미국을 뒤흔들고 공포에 빠뜨렸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마치 완전히 처음 보는 사람의 장례식을 주관하는 목사처럼 옳지만 냉담한 말만 했다"고 비판했다.
코언은 "약간의 비판을 받은 후 대통령은 보다 나은 발언을 내놨다"면서 "하지만 그는 그의 수사학이 자신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는 신중한 사람인데, 시리아에 대해 경고하면서 레드라인을 그었을 때 이런 모습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오바마 대통령이 취한 외교 정책은 붕괴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덧붙였다.
코언은 "오바마 대통령의 딜레마는 자신의 정책을 설명할 수 있는 말을 찾을 수 없다는 게 아니라 정책을 고수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라며 리비아와 이라크, IS에 대한 대응전략이 냉온탕을 오간 사실을 거론했다.
리비아와 관련해서는, 무아마르 가다피(Moammar Gaddafi)가 적대자들을 대량학살하겠다고 위협했을 때 조치를 취하는 것을 주저했다고 지적했고(리비아는 최근 IS가 세력을 확장시키고 있는 곳이다.), 이라크와 거리를 두려다가 쿠르드계 소수민족인 야지디족 대학살 위협에 직면했고, 이라크가 분열되고, 갑자기 등장한 것처럼 보이는 IS에 의해 미국인들이 참수당하고 여성들이 성노예가 됐다고 지적했다. 또 IS 격퇴를 위해 지상군을 파견하지 않겠다더니 결국 지상군을 파견한 것도 꼬집었다. 이들 일부는 쿠르드족을 돕고 있고, 일부는 IS 격퇴에 나서고 있다.
코언은 "현실은 흐트러진 오바마의 정책을 논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언은 "시리아 사태가 터졌을 때 초기에 개입해 유혈사태와 인도적 재앙을 막으라는 제안이 있었다"면서 "바사르 알 아사드에게 런던으로 돌아가라고 하거나, 미국과 동맹국들이 아사드의 헬리콥터가 이륙하지 못하도록 매우 쉽고 간단한 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IS에 대해서는 "초반에 충분한 공습을 하고 지상군을 보내 아사드 반군을 훈련시키라는 제안이 있었다"며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만의 이라크에 대한 전망을 가지고 있었고, 최소주의 정책으로 일관하며 이에 대한 비판에는 불쾌해하며 짜증을 냈다"고 말했다.
그는 한 번은 월터 리드 병원을 바라보면서 "사람이 죽고 몸이 마비되고 사지가 잘린 25살 청년들을 보기 원한다면 그래도 좋다"면서 "다른 이들이 제안하는 정치 게임에 함께 놀아줄 여유가 없다"고 IS 사태에 대해 게임 정도로 치부했다.
코언은 "그의 말대로, 일부 공화당 대선후보들은 게임을 하고 있지만, 하지만 다른 곳에서는 사람들이 심각하게 죽어가고 있고, 파리에서는 사지가 잘려져 나갔다"며 "나타나고 있는 현실은 선택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언은 "오바마는 유려한 말솜씨의 힘으로 대통령이 되었지만(어느 정도), 그것은 대통령을 망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생각이 잘못되었기 때문에 말이 잘못되고 있다"면서 그의 외교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코언은 마지막으로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 등의 불만에 대해 발끈하지 말라고 말하고 있지만, 발끈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아니며 대통령 자신"이라며 "다른 사람들의 말을 경청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