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08 01:00 PM
By 노승현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이슬람국가)가 영어권에 이어 중국어권도 겨냥하고 나섰다.
IS는 그동안 영어권 선전에 힘을 써왔는데, 이제는 중국 내 무슬림을 상대로 테러를 선동하는 중국어 노래를 공개하면서 중국어권 선전 활동을 강화에 나설 태세다.
이에 따라 IS의 중국 내 테러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것은 물론, 위구르족과 후이족 등 수천만명의 무슬림들이 있는 중국이 새로운 IS 대원 공급처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8일 세계 주요 언론들에 따르면, IS는 중국 내 무슬림들 중에서 IS 대원을 모집하기 위해 만든 중국어 노래를 공개했다.
노래의 제목은 '우리는 무자히드(Mujahid·이슬람 지하드(聖戰) 전사)'으로, 선전용 웹사이트에 올라왔으며, 중국 표준어인 푸퉁화(普通話, 만다린)으로 제작됐다. 노래를 부른 가수는 완벽한 만다린 발음을 선보이고 있다.
IS의 선전기구인 '알하야트 미디어센터'가 배포한 4분 6초짜리 노래의 가사는 아래와 같다.
이슬람의 광채는 역사에 새겨져 있다. (The brilliance of Islam is etched in history.)
우리의 투쟁의 목적은 그 빛을 다시 한 번 발하게 하는 것이다. (The purpose of our struggle is to let it shine again.)
이슬람의 광채는 역사에 새겨져 있다. (The brilliance of Islam is etched in history.)
우리의 투쟁의 목적은 그 빛을 다시 한 번 발하게 하는 것이다. (The purpose of our struggle is to let it shine again.)
깨어나라! 무슬림 형제들이여, 이제는 깨어날 시간 (Wake up! Muslim brother, now is the time to awaken)
믿음과 용기를 가져라, 잃어버린 교리를 성취하자. (Take up your faith and courage, fulfill the lost doctrine.)
깨어나라! 무슬림 형제들이여, 이제는 깨어날 시간 (Wake up! Muslim brother, now is the time to awaken)
믿음과 용기를 가져라, 잃어버린 교리를 성취하자. (Take up your faith and courage, fulfill the lost doctrine.)
우리는 무자히딘, 우리의 파렴치한 원수들은 우리 앞에서 벌벌 떨지 (We are Mujahid, our shameless enemy panics before us)
우리의 꿈인 이 전투에서 죽기까지 싸우자. (To die fighting on this battlefield is our dream.)
이 노래는 현재 트위터와 텔레그램 메신저 등으로 유포되고 되고 있는데, 다른 IS의 군가들과 마찬가지로 매끄럽게 편집돼 있고 최면 상태를 일으키는 듯한 전염성을 지니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평가했다.
테러감시단체 'SITE'는 IS가 대원 모집을 위해 중국어 노래를 공개한 것은 IS가 중국으로 세력범위와 지지기반 확대를 모색 중인 본보기라고 분석했다.
IS는 특히 이슬람 신도가 많은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내 중국어가 가능한 청년층이나 한족 이슬람 신도 등에게 자신들의 사상을 선전하고, 지하드 참여를 부추기려 하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중국 정부와 공산당은 약 2천 만명이 넘는 중국 내 무슬들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여기고 있고, 신장위구르에서는 이미 분리 독립을 요구하면서 여러 차례 자체적으로 테러가 일어나기도 했다. 그러나 위그르족은 만다린과 전혀 관계가 없는 투르크어를 사용한다. 중국 정부는 위구르 청년들에게 만다린을 가르치고 있지만, 여전히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IS는 또 다른 무슬림이자 1천만명이 넘는, 만다린을 사용하는 후이족을 대상으로 이 노래를 제작했을 수도 있지만, 이들은 대체로 중국 정부에 협조적이며, 중국 역사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후이족은 수니파 이슬람이어서, IS는 이들을 자신들의 동맹으로 여기고 있다.
이런 가운데 IS가 성탄절 기간에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 테러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싱가포르 연합조보(聯合早報)에 따르면, 남양(南洋)이공대 국제관계학원의 반테러 전문가 로한 구나라트나 교수는 IS가 지난주 지지자들에게 아시아 지역을 겨냥한 공격 개시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시리아 내전에 참여했거나 시리아로 가려는 IS 동조세력에 의해 아시아 테러공격 계획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미 400명의 중국 국적의 지하드 전사가 알카에다 시리아지부인 알누스라전선(ANF)에 합류해 있으며, 이 외에도 300여명의 중국인이 IS에 가입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중국 국적의 전사는 대부분 민족차별과 종교 탄압에 반발한 신장위구르족 분리독립 세력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구나라트나 교수는 신장자치구의 동조자들은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국가의 밀입국 조직을 통해 터키로 간 다음 시리아로 잠입해 들어가고 있고, 이로 인해 최근 동남아 지역에 중국에서 넘어온 극단주의 분자들이 급증하고 있으며, 현재 수백명의 위구르족이 동남아지역에 불법 체류하며 시리아 입국을 기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최근 IS가 전략을 바꿨다"며 "IS는 더이상 외국인 전사들의 시리아 내전 참전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자신의 국가와 체류 지역에서 테러공격을 감행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리아 내전에 참가한 뒤 돌아왔거나 자생적으로 IS에 동화된 예비 테러범들이 이미 준비를 마치고 성탄절 기간에 중국을 포함한 동남아, 동북아 국가에서 테러 공격을 감행할 것이라는 정보가 있다"고 전했다.
구나라트나 교수는 미국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의 반테러센터 연구원을 지냈으며, 알카에다 등 테러세력 분쇄와 관련한 다수의 서적을 저술한 국제테러 전문가로 알려졌다.
한편, 산시(山西)성 공안청은 지난 7일 산시에서 테러를 모의한 위구르족 급진단체 소속 테러리스트 4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고 중국청년보(中國靑年報)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