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14 09:09 AM
By 박우성
국가정보원은 북한 모란봉악단이 최근 중국에서 공연을 하려다 돌연 취소하고 북한으로 돌아간 이유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에 대한 숭배 일색의 공연 내용 때문일 것이라고 추정한 것으로 14일 전해졌다.
국정원은 이 같은 내용을 주호영 국회 정보위원장에게 유선으로 보고했다고 정보위 관계자들이 전했다.
국정원은 보고에서 모란봉악단의 베이징(北京) 첫 공연이 갑자기 무산된 것은 리허설에서 드러난 공연 내용이 김 위원장에 대한 숭배로 일관하자, 중국 측에서 관람자들의 격을 낮췄고, 이에 북한이 반발하면서 공연이 취소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최근 북한의 '수소폭탄 보유' 선언도 공연 취소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정보 수집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의 최근 '수소폭탄 보유' 발언 뒤 중국 당국이 공연관람 인사의 격을 당 정치국원(지도자급)에서 부부장급(차관급)으로 대폭 낮췄고, 이것이 공연 무산의 원인이 됐다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모란봉악단과 공훈국가합창단은 12∼14일 베이징 국가대극원에서 함께 공연할 예정이었지만 공연 직전 갑자기 일정을 취소하고 북한으로 돌아갔다.
이런 가운데 모란봉악단의 공연 무산 이후 북중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아 앞으로 양국과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 노동당과의 교류창구인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중련부)는 지난 10일 홈페이지에 올렸던 쑹타오(宋濤) 중련 부장과 최휘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과의 접견 사진을 삭제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최 부부장은 모란봉악단의 방중을 인솔했던 인물이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과 대외 선전용 웹사이트인 '조선의 오늘', 대남 선전용 매체인 '우리민족끼리' 등 북한의 주요 매체들도 홈페이지에 게재했던 모란봉악단 홍보코너와 관련 기사·사진을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양국은 모두 공연 취소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