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16 04:50 PM
By 노승현
인도네시아 정부가 크리스마스부터 새해까지의 기간 동안 테러 공격으로부터 교회를 보호하기 위해 1천500명의 경찰 병력을 배치하고 있다고 싱가포르 영어 신문인 투데이 온라인이 최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북수마트라주의 주도인 메단(Medan) 경찰국장인 하맘 와유디(Hamam Wahyudi)는 "보안 활동이 이미 모든 교회에서 시작됐다"면서 "인도네시아 국가특별경찰국(Mobile Brigade)도 함께 공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슬람 수니파 단체 IS(이슬람국가)와 연계된 테러공격 위협이 고조되고 있어 이 같은 추가적인 특별 보안 조치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교회측에 수상한 물건이나 사람을 발견할 시 즉시 보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지난 2000년에는 성탄전야(크리스마스 이브)에 교회를 상대로 한 연쇄 폭탄 테러가 일어나 18명이 사망하기도 했었다.
인도네시아가 경찰 병력을 배치한 메단이 있는 북수마트라주는 무슬림 인구가 가장 많지만 기독교인도 약 30%에 달할 정도로 많다.
또 인근에는 아체 특별자치구가 있는데 샤리아법(이슬람법)이 도입된 이후 지난 2006년 이래로 약 1천개의 교회들이 폐쇄됐다. 올해 들어서도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았다면서 교회를 허무는 등 교회를 상대로 한 공격이 계속됐었다.
이에 따라 이번 성탄과 송년, 신년을 앞두고 IS의 테러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독교박해감시단체인 국제기독연대(International Christian Concern)의 남아시아 책임자인 윌리엄 스타크(William Stark)는 인도네시아의 관계로부터 입수한 정보에 기초해 성탄절 시즌 동안 교회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취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IS가 기독교인들의 예배 장소를 상대로 테러를 감행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1천500명의 경찰 병력을 배치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인도네시아 국내에서 IS 관련 활동이나 공격이 절대로 일어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라면서 "정부는 IS가 인도네시아인들을 끌여들여 과격화시키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복음주의연맹(World Evangelical Alliance, WEA)도 인도네시아의 경찰 병력 배치가 사실이라고 밝혔다.
WEA 종교자유위원회(WEA's Religious Liberty Commission) 위원장 갓프리 요가라야(Godfrey Yogarajah)는 "정부는 성탄전야와 송년(신년전야)에 더 많은 경찰 병력을 배치할 것"이라면서 "WEA 인도네시아 지부를 통해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IS는 이라크와 시리아 너머로 영향력을 확장시키려고 하고 있으며, 특히 세계 최대 무슬림 인구를 가진 인도네시아에서 영향력을 확대시키려 하고 있다. IS는 지금까지 수백명의 인도네시아인들을 대원으로 끌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는 IS의 영향력이 미치기 쉬운 곳이다.
싱크탱크인 게이트스톤인스티튜트(Gatestone Institute)는 지난 11월 보고서에서 인도네시아에서 지난 10월 다수의 교회를 상대로 한 이슬람 과격주의자들과 지하디스트들의 공격이 발생했고, 점차 증가 추세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 정부도 교회를 향한 이들의 공격을 적극적으로 막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동조하고 있다고 지적했었다.
국제기독연대 스타크 남아시아 책임자는 이번 경찰 병력 배치에 대해서도 정부가 교회를 보호하기 위해 나선 것이라기보다는 인도네시아에서 IS가 기승을 부리는 것을 막기 위한 차원이라고 분석했다. 인도네시아는 IS에 의한 국가 안보 약화 및 사회 불안을 우려하고 있다.
또 "인도네시아에서의 사회적 차별과 예배 장소와 기독교인들을 공격하는 이들에 대한 처벌 문제와 함께 교회 폐쇄는 여전히 심각한 문제"라면서 "폐쇄된 약 1천개의 교회들은 법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었다"고 말했다.
HKBP 필라델피아 처치(HKBP Philadelphia Church)와 GKI 처치(GKI Church)는 성탄예배를 대통령 궁 앞에서 드릴 예정인데, 교회가 아직 문이 닫힌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 종교부의 2008년 자료에 따르면, 북수마트라주는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많은 교회가 있는 것으로, 약 5천400개의 개신교회와 1천700개의 가톨릭 교회가 있으며 기독교인은 약 260만명이고 예배인원수는 평균 45만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