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20 10:34 PM
By 노승현
이슬람 수니파 단체 IS(이슬람국가)가 현재 일부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시리아와 이라크, 리비아에서 진짜 여권 용지를 입수, 이 진짜 용지에 개인 정보만 기입하지 않은 상태인 '백지 여권' 수만 개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미국 정보당국인 국토안보수사국(HSI)도 IS가 시리아에서 여권 인쇄기를 입수해 시리아 여권 위조 능력을 갖췄다는 보고서를 배포한 바 있다.
IS가 진짜처럼 만들어진 위조 여권을 이용해 난민으로 위장한 조직원들을 유럽이나 미국 등으로 침투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더 커질 수 밖에 없게 됐다. 우려가 아닌 현실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할 수도 있다.
이미 프랑스 파리 테러에서도 난민으로 위장한 IS 대원이 유럽으로 잠입했던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독일 일간 디 벨트(Die Welt) 일요판은 20일(현지시간) IS가 시리아, 이라크, 리비아 일부를 장악하면서 이들 지역에서 진짜 여권 용지를 수 만개 입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서방 정보당국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신문은 IS가 이미 이 여권 용지로 만든 여권을 암시장에 내다 팔아 돈을 벌어들이고 있으며, 가격은 여권 1개당 1천500유로(약 192만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IS가 현재 확보한 백지 여권은 진짜 여권 용지에 개인정보만 가짜로 기입한 것이어서, 개인정보는 물론 용지까지 모두 가짜로 만들어낸 위조여권보다 위조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훨씬 어렵다.
여기에다 IS는 시리아, 이라크, 리비아에서 여권 등 신분증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기기를 확보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는 IS가 시리아에서 여권 인쇄기를 입수해 시리아 여권 위조 능력을 갖췄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IS가 위조 여권을 가지고 난민 틈에 위장해 유럽이나 미국에 침투할 수 있다는 것은 단순한 우려가 아닌 실제적인 위협이 됐으며, 이미 사실로도 확인까지 됐다.
지난달 13일 프랑스 파리 테러 당시 테러범들의 시신 곁에서 유럽 국경을 통과할 때 사용된 시리아 위조 여권 2개가 발견됐었다.
한편, 유럽 국가들은 이달 초 유럽 입국 등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는 시리아 및 이라크 국적의 분실 여권 목록을 회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교관은 이 목록에 IS가 점령한 시리아와 이라크 지역의 정부 사무실에서 보관 중이던 진짜 백지 여권 수천 개의 여권번호가 포함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