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1.01 11:29 PM
By 노승현
왼팔이 없는 2살 여아와 오른쪽 앞다리를 잃은 3개월 짜리 어린 고양이가 둘도 없는 친구가 된 아름다운 이야기가 미국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2월 31일 ABC과 CBS 방송, 데일리 메일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 샌재신토(San Jacinto) 인근의 트라부코 캐년(Trabuco Canyon)에 사는 매튜 팁턴(Matthew Tipton)과 시모네 팁턴(Simone Tipton) 부부는 최근 오른쪽 앞다리를 잃은 고양이를 왼쪽 팔이 없는 2살 딸을 위해 입양했다.
원래 '홀리(Holly)'라는 이름의 이 고양이는 지난달 17일 샌재신토 서쪽에 있는 페리스(Perris) 길거리에서 심하게 훼손된 상태로 피를 흘리고 있다가 두 여성에 의해 발견됐다. 고양이는 몸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 주차된 자동차 보닛 속에 들어가 잠을 자다가 엔진이 돌아갈 때 부품에 끼어 다친 것으로 추정됐다.
두 여성은 타월로 고양이를 감싼 뒤 수의사는 이 고양이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해 샌재신토의 동물보호소인 '샌재신토 밸리 동물 캠퍼스(San Jacinto Valley Animal Campus)로 즉시 고양이를 데리고 갔다.
그러나 부상이 심해 다리를 잘라내야 했고, 직원들은 고양이가 오래 살아남지 못할 것으로 봤다.
이 안타까운 소식은 지역 언론을 타고 퍼진 끝에 팁턴 부부에게도 알려졌다. 남편인 매튜가 최근에 지역 뉴스를 보다가 홀리에 대한 이야기를 보게 된 것. 그리고 크리스마스 이브 전에 고양이 홀리를 만나기 위해 동물보호소로 2시간을 차를 타고 달려갔다.
팁턴 부부의 딸 스칼렛(Scarlette Tipton)은 생후 10개월이던 2014년 10월 방추세포 육종 진단을 받았다.
보기 드문 연조직 암에 해당하는 질병으로, 스칼렛은 이 진단을 받은 첫 번째 케이스였다. 그리고 스칼렛은 불과 10개월 밖에 되지 않은 나이에 안타깝게도 팔을 잘라내야만 했다.
다행히 암은 완치됐지만, 2월 중순께 기존 피부로 인공 피부를 대체하는 수술을 한 번 더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팁턴 부부는 스칼렛에게 혼자가 아님을 알려주고자 고양이 입양을 결심했다.
시모네는 ABC 방송에 "즉시 3개월짜리 고양이와 어린 딸 스칼렛 사이에 특별한 유대 관계를 보았다"고 말했다.
시모네는 또 "우리가 고양이와 마룻바닥에서 놀 때, 스칼렛은 고양이의 측면에 'ㄷ'자 모양의 철사침이 있고 배수 튜브도 달려 있는 것을 알아챘다"면서 "그것은 자신의 팔을 절단한 후에 있었던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스칼렛이 그것을 가리키면서 '어, 고양이가 아파'라고 말하면서 절단된 자신의 왼쪽 팔에 손을 가져다 댔다"면서 "2살 밖에 안됐지만, 고양이가 자신과 같다는 것을 이해하고 바로 친구가 됐다"고 덧붙였다.
팁턴 부부는 다리가 없는 고양이를 6개월 동안 찾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스칼렛이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애완동물을 갖기를 정말로 원했었다"고 말했다.
시모네는 CBS 방송에는 "스칼렛에겐 자신이 어려운 환경을 잘 견뎌냈고, 난관에 부닥친 것이 혼자가 아님을 이해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모네는 "동물이 말을 할 수 없다고는 해도 우리는 스칼렛이 어떤 어려움을 뚫고 나왔는지를 이해하는 무언가와 딸이 함께 자라기를 바랐다"며 "스칼렛은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 성장할 것"이라는 희망을 밝혔다.
팁턴 부부는 지난달 30일 샌재신토 동물보호소에서 이 고양이를 데려왔다.
보호소 측은 처음에는 스칼렛과 3살배기 아들 케이든까지 있는 이들 부부에게 수술을 받은 지 얼마 안 된 고양이를 보내기를 꺼렸다.
보호소의 한 직원은 "아이가 있는 집에 작고 연약한 고양이를 맡기기가 어려워서 난감했다"며 "하지만 스칼렛의 진단을 보니 모든 것이 딱 맞아떨어졌다. 이들은 적합한 가족이었다"고 기뻐했다.
팁턴 부부는 스칼렛이 제일 좋아하는 만화 니켈로디언(Nickelodeon) 캐럭터에서 따와 '닥 맥스터핀스(Doc McStuffins)'라는 이름을 고양이에게 붙여줬다.
매튜는 "스칼렛은 이미 닥 맥스터핀스에게 푹 빠졌다"면서 "분명히 고양이를 사랑하고 있다"고 흐뭇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