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1.04 11:56 PM
By 노승현
콜로라도주의 한 육가공 공장에서 일하던 무슬림 노동자 190명이 작업 중 기도를 금지한 회사측을 상대로 파업을 하는 등 분쟁을 빚다 집단 해고되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덴버포스트 등이 최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부분 소말리아 이민자 출신인 이들 노동자들은 최근 콜로라도주 포트 모건(Fort Morgan)에 있는 육류 유통업체인 카길사(Cargill Meat Solutions)로부터 지난 12월 23일 해고 통보를 받았다.
앞서 11명의 노동자들은 작업 중에는 육가공 공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자리를 비우고 기도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은 뒤 회사측을 상대로 시위를 시작했다.
이들은 회사측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기도 시간이 되면 하던 일을 멈추고 기도하기 시작했고, 이후 지난 12월 21일 200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회사측의 기도 규제에 대해 항의하면서 파업에 나서기에 이르렀다. 이들은 3일 내로 복귀하라는 회사측의 경고를 받았고 이 중 일부는 현장에 복귀했지만, 나머지는 끝까지 저항하다 해고를 당했다.
워싱턴 D.C. 소재 이슬람 단체인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Council on American-Islamic Relations)는 이번 대량 해고에 대해 회사측에 노동자들을 차별 대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CAIR의 제이라니 후세인(Jaylani Hussein) 대변인은 "이들 노동자들은 직장에서 기도하는 것을 제한하는 새로운 회사측의 방침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면서 "이것은 오랫동안 회사측에서 보장해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네아폴리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카길사의 마이크 마틴(Mike Martin) 대변인은 이에 대해 "2009년 4월 이후로 포트 모건 공장을 현장에 모든 종교인들을 위한 공간을 따로 마련해 두었다"면서 "작업에 차질이 없는 한 모든 노동자들에게 종교적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도 시간에 대해 작업의 흐름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고도 했다.
마틴 대변인은 "지난주 약 200명의 노동자들이 파업을 시작했고, 3일 내로 복귀하지 않으면 해고될 수 있다고 경고했었다"고 덧붙였다.
공장 책임자가 노동자들, 소말리아 커뮤니티 멤버들, 그리고 노조인 '전미 트럭 운전사 조합(Teamsters union)'과 대화했지만 문제를 푸는데 실패했다고도 했다.
결국 노동자들은 3일내 복귀하라는 회사측의 경고를 무시했고, 해고됐다고 마틴 대변인은 덧붙였다.
회사측은 무슬림 노동자들이 작업 중에 기도를 한다며 자리를 비워서 불량품이 발생하는 등의 피해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말리아 인권위원회(Somali Human Rights Commission)의 오마르 자말(Omar Jamal) 총리는 그러나 "카길측에서 무슬림들은 매일 하루 동안 다른 시간에 기도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무슬림들은 하루에 다섯 번 기도하는데, 시간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해가 뜨고 지는 시간에 따라 기도하기 때문에 매일 기도시간이 바뀐다.
후세인은 지역 언론 덴버 포스트에 무슬림들의 파업에 대해 "무슬림들은 직장을 잃는 것보다 기도 시간을 놓치는 게 더 심각한 문제"라면서 "그것은 알라로부터 축복을 잃어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