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1.07 11:44 AM
By 노승현
독일이 지난해 12월 31일부터 1월 1일 사이 밤에 일어난 쾰른 집단 성폭력 사건 파문의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쾰른 집단 성폭력 사건 당시 경찰도 1천명이 넘는 엄청난 폭도 수준의 가해자들로 인해 피해 상황을 전혀 통제하지 못했을뿐만 아니라 경찰까지 성폭력 등의 피해를 입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독일 검찰과 경찰 당국은 북아프리카계 범죄조직이 연루된 사건 아니냐는 의심을 언론에 밝히고 있으나, 녹화 비디오 등 증거물이 부족한데다 초기 대응에도 실패하면서 용의자 검거와 처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쾰른뿐만 아니라 함부르크, 슈투트가르트 등 독일 전역에서 성폭력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돼 독일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출신 무슬림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이민과 난민 정책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독일 당국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쾰른 성폭력 사건에 연루돼 1년 이상의 형을 받은 이민자나 난민들을 추방하겠다는 강도 높은 입장을 밝혔다.
7일(이하 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지금까지 121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는데, 스마트폰과 가방 등을 빼앗겼을 뿐만 아니라 이 중 3분의 2는 2건의 성폭행을 포함해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
독일 언론 슈피겔온라인은 BBC 보도와 달리 쾰른 집단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전날 저녁 현재까지 150건이 넘는 피해 신고가 들어왔고, 이 가운데 4분의 3이 성폭력에 관련된 것이라고 전했다.
BBC에 따르면, 또 1천명 이상으로 보도된 중동과 북아프리카 출신 무슬림 이민자로 추정되는 용의자들 가운데 16명의 용의자들의 신분은 확인됐지만 아직 체포는 당하지 읺았다.
규모는 작지만 비슷한 일이 쾰른 뿐만 아니라 함부르크, 슈투트가르트,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 프랑크푸르트 등 독일 전역에서 일어난 사실도 확인됐다.
독일 언론 도이체벨레(Deutsche Welle)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밤 9시께 약 400~500명의 청년들이 쾰른 중앙역과 쾰른 대성당에 모여 들기 시작했고, 2시간 후에는 1천 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대부부은 술에 취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몇몇 여성들이 울부짖으며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하며 달려왔다. 자신들이 술취한 북아프리카나 아랍 출신으로 보이는 젊은 남성들에 의해 성폭력을 당하거나 도난을 당했다고 말했다.
당시 140여명의 경찰이 현장에 있었지만, 통제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피해 사례들은 이후 페이스북과 지역 신문들에 올라오기 시작했다. 두 여성은 신문에 성폭력과 절도 피해를 입었지만, 경찰은 무기력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1월 2일 약 30여명의 여성이 피해 신고를 했고,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하루 후인 1월 3일 많은 목격자들과 피해자들이 이 사건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
1월 4일 독일 언론들은 이 소식을 다루기 시작했고, 볼프강 알베르스 쾰른 경찰국장(Wolfgang Albers)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충격적인 사건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범행"이라면서 "도심 한가운데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성격의 것"이라고 말했다.
그도 특히 술에 많이 취한 중동, 북아프리카 이민자 배경의 남성들이 용의자로 보인다고 특정했다.
피해자 신고 건수도 60건으로 늘었다.
이후 더 많은 사건 당시의 상황들이 알려지기 시작했고, 신고자들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슈피겔온라인은 이날 한 선임 경찰이 지난 4일 자로 작성한 방경찰의 내부보고서도 단독 보도했다.
보고서는 이번 집단 성폭력 사건이 벌어진 쾰른 중앙역 주변 상황을 '통제 불능의 카오스'로 묘사하면서, 매를 내리치는 2열 가운데를 통과해야 하는 벌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고도 비유했다.
경찰이 만취한 수많은 남자들을 통제할 수 없었고, 이들 틈에서 여성들은 동행한 이가 있든 없든 공포에 떨어야 했다. 여기저기서 싸움, 절도, 성추행과 성폭행이 발견됐고 특히 공포에 질린 여성과 소녀들의 울음이 이어졌다.
경찰은 그러나 손을 쓰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경찰까지도 죽음을 두려워했다고 밝히고 있다.
경찰은 (다른 데에) 도움을 청하는 전화를 거는 것을 한 무리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한 경찰은 한 남성이 "나는 시리아인이다. 너희는 나를 친절하게 대해야 한다. 메르켈 여사가 나를 초청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목격자들은 범행자들을 거명하지 말라고 협박받았고, 복수의 남성은 경찰이 보는 앞에서 자신들의 거주증(비자)을 찢고는 "내일 새 것을 갖다달라"라고 말했다.
광장을 청소할 때에도 경찰은 폭죽 쏘기와 병 투척 공격을 받았고, 청소가 완료된 이후에도 몇몇 강도와 절도가 일어났다.
쾰른 사건이 부각되면서 덩달아 피해 신고가 급증한 함부르크에선 이미 적어도 39건 이상이 성폭력 사례로 접수됐다. 도이체벨레는 절도 및 성폭력으로 함부르크에서 접수된 신고 건수가 53건이라고 전했다.
타게스슈피겔은 수도 베를린에서도 티어가르텐 주변 등 시내 중심가에서 최소 6건이 신고됐다고 소개했다.
대중지 빌트도 브란덴부르크문에서 성폭력 가해자 2명이 붙잡혔다면서 이들은 이라크와 파키스탄 출신 남성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한 슈투트가르트에서 신년 첫날 0시 30분께 20세 이라크인 남성이 15세, 18세 여성 2명에게 성폭력을 가해 체포됐다고도 전했다. 한 여경이 성희롱을 당한 사실도 덧붙였다.
프랑크푸르트에서도 아랍계 악센트의 엉성한 영어를 쓰는 북아프리카계 남성이 가해자로 지목된 성폭력 피해 신고가 이어졌다.
신문은 그러나 이들 사건의 실상이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다며, 이번 쾰른 사건으로 불거진 경찰 등 관계 당국의 은폐 시도와 소극적 대응을 겨냥했다.
소셜 미디어 상에서는 대도시인 쾰른의 한 복판에서 일어난, 그것도 사상 초유의 엄청난 규모로 이뤄진 이 사건이 무려 5일이 지난 후에야 알려진 것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독일 정부는 난민(망명)신청자라도 이번 쾰른 집단 성폭력 사건에 가담한 혐의가 인정돼 1년 이상 형을 선고받으면 추방하겠다고 밝혔다.
USA투데이는 7일 하이코 마스(Heiko Maas) 법무장관이 풍케(Funke) 신문 그룹에 "법과 질서의 적용은 출신국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라도 완전히 같다"면서 추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마스 장관은 "망명신청 과정에 있는 사람이라도 1년 이상의 자유형을 선고받으면 추방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법원에서 형량을 정하겠지만,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범죄에는 원칙적으로 그 정도 형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앞서 토마스 데메지에르(Thomas de Maiziere) 내무장관도 전날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라면 그의 신분이 어떠하던지 누구라도 추방되어야 한다"고 밝혔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연립 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기독민주당의 안드레아스 쇼이어(Andreas Scheuer) 대표도 "난민들이 가해자로 확인될 경우, 그들은 독일 시민이 될 수 있는 권리를 박탈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정부는 지난해 110만에 가까운 이민자나 난민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