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1.14 01:43 PM
By 노승현
이슬람 수니파 단체 IS(이슬람국가)의 테러가 이제 아시아로까지 확산됐다.
그것도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최대 번화가, 중심부에서 테러가 일어났다.
이는 아시아는 물론 세계 전역이 IS 테러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또 사람들의 통행이 많은 도심에서 일반인과 관광객을 겨냥한 이른바 '소프트타깃' 테러가 유럽(프랑스 파리)에서 중동(터키 이스탄불)을 거쳐 아시아까지 넘어왔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프랑스 파리, 터키 이스탄불,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일어난 IS 테러를 보면, 이들이 수도 등 대도시의 도심 번화가나 관광지 등 사람들이 밀집한 곳을 집중적으로 노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이번 테러는 파리 테러를 모방해서 이뤄졌는데, 10명이 넘는 무장괴한이 자살폭탄과 개인화기로 무장한 채 도심을 급습해 여러 곳에서 동시 다발 테러를 벌여 민간인을 살상했다는 점에서다.
이번 테러는 아울러 스타벅스에서 인질극이 벌어졌다는 점으로 인해 지난해 3월 월요일 아침 출근길에 호주 시드니 린트 초콜릿 카페에서 벌어졌던 무슬림 테러범에 의한 인질극과도 닮았다는 분석이다.
CNN은 테러범들에 대해 매우 매우 잘 훈련돼 있었다고 밝혔다. 사전에 여러 테러 사례들을 분석한 것은 물론 훈련도 충분히 해온 것으로 보인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사상자가 많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유럽과 마찬가지로 동남아에서도 무슬림이 중동으로 건너가 과격화하고 전쟁을 치르고 나서 자국으로 귀환해 테러를 저지를 수 있다는 우려가 조금씩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인도네시아 테러는 이제 앞으로 세계 어느 곳에서나 언제든지 테러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각국이 이 문제에 대해 대비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IS의 소프트타깃 테러는 도심의 사람들이 붐비는 곳이나 주요 관광지에서 불특정 다수를 겨냥해서 이뤄지기 때문에 무고한 사상자들이 속출할 수 있어 우려된다.
IS는 인터넷을 통해서 이번 테러를 자신들이 벌였다고 주장했다.
CNN과 뉴욕타임스, AP통신,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IS로 추정되는 테러범들이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한복판을 공격, 최소 2명이 사망하고 23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망자는 외국인(캐나다인) 1명, 인도네시아인 1명으로 알려졌다. 또 4명의 외국인, 14명의 인도네시아인, 4명의 경찰 등 23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인질극을 벌인 테러범들에 대한 테러 진압 과정에서 자살폭탄테러로 죽은 2명을 포함해 총 5명의 테러범이 사망했다.
IS가 중동을 제외한 아시아 도시를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1월 13일 프랑스 파리와 지난 12일 터키 이스탄불을 공격했던 IS는 인도네시아 자가르타에서까지 관광객과 현지인 등을 겨냥한 '소프트타깃 테러'를 저질렀다.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는 그동안 여러 차례 무슬림들에 의한 테러 공격이 발생했지만, 폭탄을 탑재한 차량을 이용하거나 다른 물건으로 위장한 폭탄을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번처럼 다수의 무장괴한들이 번화가에서 게릴라전을 벌이는 형태의 공격은 보기 드물었다.
이날 테러는 오전 10시 55분께 자카르타 시내 중심 번화가의 큰 교차로에 위치해 있는 교통경찰서에서 가장 먼저 폭탄이 터지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후 교통경찰서 반대편의 주차장에서도 폭탄이 터졌다. 이곳은 대형쇼핑몰인 사리나 쇼핑몰 1층 스타벅스 커피숍과 버거킹의 정문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
(이 쇼핑몰이 있는 탐린(Thamrin) 거리는 인도네시아에서 제일 규모가 큰 것으로 알려진 플라자인도네시아를 비롯해 고급 매장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인도네시아 엔터테인먼트와 쇼핑의 중심이며, 서구를 본부로 둔 체인 레스토랑과 상점들이 즐비하다. 이는 IS의 소프트타깃 테러는 파리나 자카르타처럼 도심부의 번화가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높거나, 이스탄불처럼 도심의 주요 관광지를 겨냥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만약에 IS가 한국에서 테러를 벌인다면, 강남이나 홍대, 명동 등을 겨냥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이후 2명의 테러범들은 권총으로 무장한 채 스타벅스 안으로 들어가 외국인 1명 등 인질 2명을 잡고 경찰과 대치했고 이들을 주차장으로 끌고 가 총격을 가해 살해했다. 이후 거리로 나가 사람들에게도 총기를 난사했다.
중무장한 경찰이 곧 현장에 도착했고, 테러범들에게 총격을 가하면서 다른 테러범들을 찾았다.
테러범들은 총격과 함께 수류탄 투척 등으로 대응하고 나섰고, 오토바이를 탄 두 명의 테러범들이 나타나 50m 거리의 맞은 편 경찰 초소를 수류탄으로 공격했다. 혼란을 틈타 상황을 지켜보다가 초소 앞에서 경찰관과 시민에게 총격을 가했다.
경찰 측은 당초 최대 14명이 테러에 관여했으며, 일부 테러범은 오토바이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또 4시간여만인 오후 3시22분께 작전 종료를 선언하며 테러범 5명 가운데 2명은 자폭 테러 때 죽고 3명은 사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공격이 IS와 연계한 국내 테러조직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며, 파리 테러를 모방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안톤 차를리얀 인도네시아 경찰 대변인은 "인도네시아 내 IS 연계 조직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며 "오늘 테러의 양상을 보면 이들은 파리 테러를 모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특히 IS와 연계한 '바룬 나임'(Bahrun Naim)이 이번 테러에 직접 책임이 있다고 지목했다.
그는 현재 시리아 락까에 머물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번 테러를 위해 필요한 자금을 댄 것으로 보고 있다.
IS도 자카르타 테러의 배후를 자처하고 나섰다.
2억5천만 인구 가운데 2억명 이상이 무슬림인 세계 최대 이슬람 인구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무슬림들에 의한 테러 공격이 있었고, IS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용의자들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지난달 '이슬람국가'(IS) 대원 등 과격 이슬람주의자들의 테러 음모를 적발하고 용의자들을 체포했으며, 이후 경찰과 군 병력 15만 명을 동원해 테러에 대한 경계를 대폭 강화한 상태다.
싱가포르 난양기술대의 남아시아 무장세력 전문가 쿠마르 라마크리슈나는 "이 지역에도 IS에 동맹을 맹세한 조직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동남아 조직원들이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급진화해 돌아올 것이라는 위협은 현장에서 스스로 과격화하는 '외로운 늑대'의 가능성과 함께 또 다른 근심거리"라고 강조했다.
CNN 안보 분석가 봅 베어는 이번 공격에 'IS의 서명'이 닮겨 있다면서 "이런 조직원들 다수가 이라크, 시리아에서 실전 경험을 쌓고 있으며 폭발물을 다루고 터뜨리는 경험을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