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1.16 08:43 PM
By 노승현
샤바즈 바티(Shahbaz Bhatti)는 강경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의 당시 최초이자 40개부처 장관 중 유일한 기독교인 장관이었다.
소수인종 담당 연방장관(Minister for Minority Affair)이었던 그는 그러나 지난 2011년 3월 2일 이슬람 과격주의자들에 의해 암살당했다.
그는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사무실로 출근하기 위해 자신의 승용차로 이동 중 신원불명의 범인들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범인들은 자동소총으로 무장하고 기다리다 10여발의 총을 쐈고, 바티 전 장관은 병원에 옮겨지는 도중 숨졌다.
그는 소수 민족과 소수 종교인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기 위해, 기독교인을 포함해 소수 종교인들을 박해하는 데 악용되고 있는 파키스탄의 신성모독법(blasphemy laws)을 반대해왔었고, 이로 인해 여러 차례 살해 위협을 받았었다.
그는 특히 당시 신성모독법으로 사형 선고를 받고 감옥에 갇힌, 그리고 아직까지 석방되지 않고 있는 다섯 자녀를 둔 여성 기독교인 아시아 비비(Asia Bibi)를 지지하면서 신성모독법 폐지를 위한 캠페인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했었다.
그는 암살 전부터 자신이 동료 기독교인들을 지지하는 것으로 인해 공격을 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하기도 했었다.
당시 암살 사건은 살만 타세르 펀자브 주지사가 신성모독법으로 사형을 선고 받은 첫 번째 여인으로 알려진 아시아 노린을 지지하는 것으로 인해 경호원으로부터 살해당한 후 두 달 만에 일어났는데, 바티 전 장관은 이 살해 사건 이후 자신도 계속 살해 위협에 놓여 있고 '암살 대상 1호'인 것을 알지만 하나님을 신뢰하며 자신의 사역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바티 전 장관이 암살당한 후 파키스탄의 탈레반 대원들은 현장에 팜플렛을 두고 같다. 그리고 파키스탄 탈레반이나 알카에다로 추정되는 이들이 편지를 보내 파키스탄의 신성모독법을 바꾸려는 자들은 누구든지 살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슬람 강경파가 갈수록 득세하고 있고, 악명 높은 신성모독법으로 인해 박해 받는 기독교인들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바티 전 장관의 동생인 폴 바티(Paul Bhatti)는 형의 유지를 이어 받아 신성모독법 폐지를 위해 투쟁하고 있다고 영국 기독교 신문 크리스천투데이가 최근 보도했다.
폴 바티는 "샤바즈의 모범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폴 바티는 미국의 종교 언론인 RNS(릴리전 뉴스 서비스)에 "나의 인생과 직업이 암살 이후 바뀌었다"면서 이전에는 외과 의사로 살아왔지만, 동생에 대한 기억으로 힘을 얻어 동생의 발자취를 따라 신성모독법 폐지를 위해 정치계에 투신했다.
폴 바티는 전 소수인종 및 화합 담당 연방장관이었으며, 현재는 신성모독법 폐지를 위해 투쟁하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바티 전 장관의 암살 이후 형인 폴 바티를 동일한 자리에 임명했었다.
신성모독법은 이슬람 과격분자들에 의해 자주 악용돼 기독교인들을 거짓 고소하는 도구가 되고 있고 심지어 이를 이용해 재산이나 기업을 빼앗기도 하고 있다. 파키스탄 대법원에서는 신성모독법으로 기소된 이들에게 가혹한 형량을 부과하고 있으며, 사형까지 선고하고 있다.
무슬림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방화 공격을 당했던 파키스탄 기독교 TV 방송국이 최근 다시 방송을 시작했는데, 폴 바티는 신성모독법 폐지를 요청하는 것은 물론 모든 파키스탄 국민들의 정의와 평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폴 바티는 "나는 정치인이 될 생각이 없었는데, 그렇게 됐다"면서 "하나님의 길은 나의 길과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운명이 이미 정해져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파키스탄의 기독교인들은 약 2억에 달하는 전체 인구의 2%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슬람 과격분자들에 의해 극도의 박해를 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