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1.17 07:09 PM
By 노승현
아프리카 서부 내륙국가인 부르키나파소(Burkina Faso)의 수도 와가두구(Ouagadougou)의 한 고급 호텔에서 지난 15일(현지시간) 발생한 이슬람 테러단체에 의한 인질극에서 최소 26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사망자 가운데 한 명은 미국 선교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뉴욕데일리메일, CNN, 폭스뉴스, 시카고튜리뷴 등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홀리우드(Hollywood)의 마이클 제임스 리더링(Michael James Riddering, Mike Riddering·45) 선교사는 스플렌디드 호텔 옆에 있는 카푸치노 카페에서 플로리다에서 오는 20여명의 단기선교사들을 기다리다 무장괴한들에 의해 사망했다.
리더링 선교사는 플로리다주 펜브로케 파인스(Penbroke Pines)에서 비행기를 타고 오는 단기선교사들을 픽업하러 가기 전에 자신의 집인 야코(Yako)에서 남쪽으로 약 100~115km 떨어져 있는 이 카페에 커피 한 잔을 마시려 잠시 들렀다가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리더링 선교사의 친구인 자신을 발렌틴(Valentin)이라고만 밝힌 목회자도 당시 함께 있었는데, 알카에다 연계 세력의 테러 발생 후 리더링 선교사의 아내인 에이미 리더링(Amy Riddering)에게 전화를 걸어 긴급한 기도가 필요하다고 알려왔으며, 그렇게 전화는 끊겼다.
발렌틴 목사는 테러 발생 후 리더링 선교사와 떨어졌고, 카페에 숨어 있었다. 발렌틴 목사는 정부군에 의해 구조됐지만, 리더링 선교사는 시신으로 발견됐다. 그의 신원은 16일 아내에 의해 확인됐다.
리더링 선교사는 방문객들을 픽업하는 일을 제외하고는 와가두구를 방문하는 일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교사로 헌신하기 전 리더링 선교사는 알코올 중독자에 배를 판매하는 일을 했었지만, 미주리주의 사우스게이트 처치(Southgate Church)와 미국의 선교단체인 셀터링 윙스(Sheltering Wings)의 도움으로 고아원 사역을 시작하기 위해 지난 2011년 전 재산을 다 팔고 부르키나파소로 왔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리더링 선교사는 아내와 'Les Ailes de Refuge' 또는 'Wings of Refuge'로도 불리는 고아원과 함께 학교와 여성들을 돕는 사역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리더링 선교사 부부는 부르키나파소에서 선교 사역을 시작하면서 블로그에 "우리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했고, 하나님께서 우리의 마음에 부르키나파소를 품게 하신 것으로 인해 흥분된다"고 쓰기도 했었다.
리더링 선교사 부부는 고아원에서는 25명의 아이들을 돌보고 있었는데, 이밖에도 야코 주변에 있는 수백명 이상에게 도움을 베풀어왔다.
리더링 선교사의 형제인 제프 리더링(Jeff Riddering)은 뉴욕데일리뉴스에 "그는 가슴이 차가운 사람이었지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큰 사랑으로 가득해졌다"면서 "그는 잃어버린 시간들을 만회하고 싶어했고, 부르키나파소의 교회에서 많은 일을 했다"고 말했다.
리더링 선교사는 가난한 이들을 돕기 위해 신발 모으기에 나섰고, 지역 농부들을 위해 대학 학생들의 도움으로 실험적인 농법을 교육하기도 했다.
제프 리더링은 "이곳을 절대로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이곳이 그의 새로운 집이었고, 이곳에 묻히고 싶다고 했었다"면서 "그러나 그 말을 할 때 자신이 정말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다"고 안타까워했다.
릭 리더링(Rick Riddering)은 시카고튜리뷴에 "리더링 선교사는 놀라운 사람이었다"면서 "주께서 그를 아프리카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로 부르셨고, 그는 아이들을 돕는 것을 사랑했다"고 말했다.
일리노이주 팰로스 헤이츠(Palos Heights)에 있는 트리니티 크리스천 컬리지(Trinity Christian College)의 교수이기도 한 그는 또 "리더링 선교사 부부는 우물을 파서, 마을에 처음으로 신선한 물을 공급했다"면서 "부르키나파소에서 엄청난 일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의심의 여지 없이, 리더링 선교사는 어린이들, 특히 부르키나파소를 돕기 위해 자신이 부르심을 받았다는 것을 알았다"고 했다.
리더링 선교사를 3년 동안 알아왔다는 바랜트 브룩스(Brant Brooks)는 폭스 뉴스에 "매주 리더링 선교사는 주위 마을로 가서 과부들을 먹였다"면서 "곡식과 기름, 그리고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지 가지고 가곤 했다"고 말했다.
리더링 선교사는 슬하에 네 자녀를 두고 있으며, 헤일리(Haley·23), 데날리(Delaney·19) 두 딸 외에 다른 2명은 입양아다. 입양아인 비바(Biba·15)와 모이스(Moise·5)는 부르키나파소의 아이들이다. 두 딸인 헤일리는 테네시주에서 일하고 있고, 데날리는 플로리다의 학교에 다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