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04 09:50 AM
By 노승현
괴담이나 악성 루머가 아니었다.
정부에서는 익산에 할랄단지가 조성되어도 무슬림이 대거 유입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었지만, 한국이슬람측에서는 "익산에 (할랄단지가 조성되면) 무슬림 가족 30만 명이 거주할 예정"이라고 실제로 기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이슬람중앙회는 이것을 단순히 기대만 한 것이 아니라, 보도자료로까지 버젓이 올려 놓았다(사진 참조).
익산 할랄단지와 관련해 무슬림 가족 30만명이 들어올 수 있다고 우려한 기독교계와 시민단체에 대해 괴담이라고, 악성 루머를 퍼뜨린다고 매도하고 공격한 이들은 이에 대해 어떻게 답할 것인가?
이슬람교 한국 총본산인 한국이슬람중앙회가 익산 할랄단지 반대 운동이 거세지기 전인 지난해 1월 21일 홈페이지에 "무슬림 가족 30만 명이 거주할 익산단지 전경"이라는 보도자료를 올렸던 것이 국민일보에 의해 확인됐다.
이 보도자료는 한국이슬람중앙회가 자체적으로 내놓은 것이 아니라, 대한지방자치뉴스의 보도였다. 한국이슬람중앙회는 이 신문의 익산시 국가 할랄식품 클러스터 조감도와 관련 기사를 공식 보도자료로 그대로 올려놓았다.
이 기사는 '한-UAE 간 <할랄식품> 투자 협약'으로 보도됐는데, "박근혜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을 계기로 양국 정부가 할랄식품 분야 협력 증진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함에 따라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국내외 투자 유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번 MOU는 농업 및 할랄식품 분야에서 UAE 정부와 우리나라 정부의 첫 번째 MOU 체결 사례로, 주요 내용에 국가식품클러스터 내 할랄푸드파크 개발을 위한 정보 및 기술을 포함하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기사에는 없는 내용인, '익산 할랄단지에 30만명의 이슬람 가족이 거주한다'는 내용이 보도자료의 제목으로 되어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는 한국이슬람중앙회에서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 중인 국가식품 클러스터 단지에 할랄식품 전용단지가 설립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으며, 이로 인해 최소 30만명의 무슬림이 들어올 것으로 자체적으로 예상했다는 뜻이다.
국민일보에 이 사실을 제보한 한 시민은 "이와 관련해 한국이슬람교 할랄 인증 담당자와 통화했는데, 이 같은 자료를 찾을 수도 없고 알지 못한다며 즉답을 피했다"고 전했다.
현재 한국이슬람교 사이트는 해당 내용을 삭제한 상태다.
한국이슬람중앙회 관계자는 언론들의 취재가 시작되자 해당 글을 내리고 "글은 인터넷 블로그 다양한 곳에서 있던 것들을 모아 올린 것"이라며 '개인적인 글'이란 사실을 강조하면서 삭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이슬람중앙회 홈페이지에 버젓이 올라와 있는 글이 어떻게 개인적인 글이 될 수 있는가? 이는 한국이슬람중앙회의 공식적인 입장이었다고 해도 틀린 것이 아니다.
한편, 한국이슬람중앙회는 서울, 부산, 경기도 광주·안양·부평·안산·파주·포천·김포, 전북 전주, 광주, 대구, 대전, 경남 창원, 제주 등 전국 15개 이슬람 사원을 총괄하는 기구로, 서울 용산구 우사단로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