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08 07:13 PM
By 노승현
존 파이퍼 목사가 운영하는 기독교 웹사이트인 '디자이어링갓(DesiringGod)'에 올라온 '떠나야 할 4가지 종류의 교회(Four Kinds of Churches Worth Leaving)'라는 제목의 칼럼이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기독일보가 최근 보도했다.
이 칼럼은 존 나이트(John Knight·디자이어링갓 기부협력부 디렉터) 목사가 지난 2014년 3월 10일에 쓴 것으로, 거의 2년이나 지난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그만큼 현재의 교회에 만족하지 못하는 수준을 넘어서 현재의 교회에서는 자신의 신앙에 위기까지 느껴 교회를 옮기는 문제를 놓고 아주 진지하고 심각하게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물론 교회나 목회자에게 약간의 문제만 있어도 이를 참거나 이해하거나 용납해주지 못하고 쉽게 다른 교회로 옮겨가는 인스턴트식 신앙을 하는 이들도 있고, 한 교회에서 문제를 일으킨 후에 다른 교회로 옮겨가는 이들도 있을 수 있지만, 그러나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 안에는 수평이동을 죄악시하는 분위기가 있고, 한 때는 이 문제가 한국교회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로 떠오르기도 했었다. 이로 인해 교회를 옮기는 것에 대해 성도들만의 문제로 치부하면서 '철새 성도', '인스턴트식 신앙', '쇼핑식 신앙' 등으로 비난하고 정죄도 하지만, 교회나 목회자 자신에게는 문제가 없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수평이동에 대해 긍정적인 나이트 목사는 오랫 동안 장애인 사역에 헌신해왔는데,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들은 이야기로 이 글을 시작했다.
나이트 목사는 "내가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들은 이야기 중 가장 슬픈 이야기는 이들과 학교나 보험회사 또는 병원과 관련된 문제가 아니다"면서 "가장 비탄의 쓴 말과 눈물을 쏟아내게 한 이야기들은 바로 장애아들을 가진 가정을 다루기 어렵다는 이유로 내치고 있는 교회들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나이트 목사는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면서 "많은 이런 부모들이 직간접적으로 목회자나 교회 지도자 또는 주일학교 봉사자로부터 '당신은 우리 교회에(주일학교에) 소속될 수 없어요'라는 말을 듣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교회로부터 들어서는 안 되는 말이고, 장애에 대한 하나님의 주권과 선한 설계에 대해 성경이 말하고 있는 것을 진정으로 믿는 이들이 아니라면 사역의 지도자의 입술에서 나와서는 안 되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나이트 목사는 "또 다른 어머니에게서도 수년 동안 교회가 그녀와 그녀의 장애를 가진 자녀들을 잘못 대해온 것에 대해 들었다"면서 "당신의 가족이 교회에서 환영받지 못한다고 느끼거나 실제로 들었을 때 오히려 그것이 하나님의 은혜일 수도 있다"며 떠나도 좋은 교회에 대해 4가지로 제시했다.
1. 목회자가 건강과 부에 대한 번영복음을 전하는 교회
나이트 목사는 "소위 번영복음이라는 것은 모순되는 신학일 뿐만 아니라 장애를 경험하고 있는 가족들을 학대하는 것이기도 하다"면서 "이러한 교회들은 '내가 충분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면, 자녀가 장애인이 되지 않았을텐데'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라고 비판했다.
나이트 목사는 "이러한 무감각하고 몰상식한 번영복음은 가족들에게 끔찍한 영향을 미친다"며 장애인 등에게 상처를 주고 비난과 정죄가 되는 이런 가르침을 전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 목회자가 복음 대신 사회정의만을 전하는 교회.
나이트 목사는 "이러한 교회는 죄의 실재와 구세주의 필요성을 무시한다"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이들 교회들은 소외된 사람들, 변두리의 사람들에 초점을 두기 때문에 종종 장애인들을 위한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가장 힘쓴다"고 말했다.
나이트 목사는 "그러나 장애아를 가진 가족들에게 필요한 것은 편의시설 이상"이라면서 "그들은 조언을 제공하는 신성한 사회복지사만이 아니라 진정한 희망과 진정한 정의를 주시는 크신 하나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 하나님의 말씀을 진지하게 선포하는 대신 엔터테인먼트의 문화를 포용하는 교회.
나이트 목사는 "일부 교회들은 그들의 뛰어난 음악과 다양하고 뛰어난 활동들, 그리고 트렌디한 미적 감각이 모든 이들에게 먹혀들지 않는 것에 대해 실망할 수도 있다"면서 복음의 본질보다는 다른 것을 추구하는 교회들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나이트 목사는 또 "일부 교회는 고난 가운데 있는 이들이 던지는 하나님의 선하심에 대한 질문들 앞에 진지한 해답을 제공하기 보다 최신 정보를 제공하기에 힘쓴다"고 비판했다.
4. 갈보리 십자가의 길보다 부와 풍요에 상을 주는 교회.
나이트 목사는 "일부 교회는 질서정연함을 사랑하고, 청결하게 정돈된 것에 가치를 부여한다. 또 특정 방법으로 모든 것을 하는 것을 추구한다"면서 (장애인을 섬기는 교회들은 그렇게 될 수 없다.) "교회가 추구하는 기준이 비성경적인 데다 너무 높을 경우, 장애아들과 가족들은 그 기준을 충족시킬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형태의 교회들은 어려움 가운데 있는 가족들을 돕는 것보다 그들이 기존에 해오던 방식대로 해오는 것에 더 충성되어 있다"면서 "하나님께서 우리를 이러한 교회들로부터 떠나게 하시는 것은 하나님의 선물이며 보호"라고 강조했다.
예외
나이트 목사는 "하지만 장애의 문제에 대해 당황하고 어쩔 줄 몰라하는 교회들도 있다"면서 "어떤 교회들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분의 말씀을 사랑하지만 장애를 가진 이들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교회의 경우, 이 교회가 복음에 중심을 두고 있다면, 인내함으로, 하나님을 신뢰함으로 하나님께서 이러한 교회들을 성장하게 하시고 교회의 지도자들의 마음 가운데 일하실 것이라는 확신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이트 목사는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이러한 상황에서 견딜 수 있도록 은혜를 주실 수 있는 분이시지만, 어떤 상황에서는 계속해서 우리를 다른 교회로 옮겨가도록 하실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