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18 08:07 PM
By 노승현
2월 15일은 무슨 날이었을까? 발렌타인데이 다음날? 그냥 많고 많은 날 중에 하나?
2월 15일은 바로 지난해 콥트교인 21명이 이슬람 수니파 조직 IS(이슬람국가)에 의해 순교한 날이다.
IS는 당시 '십자가의 나라에 전하는 피의 메시지'라는 영상을 공개했는데, 이 영상에는 IS 대원들이 21명의 무고한 콥트교인들을 끔찍하게 참수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당시 순교한 콥트교인들은 건설노동자로 일하기 위해 리비아로 갔다가 각각 2014년 12월과 2015년 1월에 리비아에서 IS에 의해 납치된 이들로, 해변가에서 IS에 의해 참수를 당했고, 그들이 흘린 붉은 피가 해변과 바다를 물들였다.
그리고 그렇게 흐른 피는 전 세계를 한 바퀴 휘돌고도 남지 않았을까?
이 영상을 연구한 기독교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들 순교자들은 칼이 그들의 목에 떨어지기 전에 모두 함께 한 목소리로 "야 랍비 야소우(Ya Rabbi Yasou)"라고 부르짖었는데, 해석하면 "오 나의 주 예수님"이라는 뜻이다.
보스뉴스라이프(BosNewsLife)에 따르면, 동영상 자막은 이들이 이슬람으로 개종하지 않고, 불신자의 상태에 남아 있겠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들은 이슬람으로 개종한다고 말만 해도 얼마든지 목숨을 구할 수도 있었지만, 자신들의 기독교 신앙을 끝까지 지키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사랑과 충성을 지키기 위해 피를 흘린 것이다.
콥트교인들이 순교한 지 벌써 1년이 흘렀다. 그리고 그들의 순교 소식은 고난의 시대, 박해의 시대의 끝이 아니었다. 지금도 기독교인들에 대한 박해와 순교 소식은 계속해서 중동과 아프리카, 아시아에서 들려오고 있다.
순교자의 피는 씨앗이다. 순교자의 피는 헛되지 않는다.
그리고 지난 15일을 전후로 전 세계 곳곳에서는 1년 전 IS에 의해 참수된 21명의 이집트 콥트교인 순교자들을 기리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콥트교인 21명 순교 1주년 기념 예배'들이 곳곳에서 드려졌다.
17일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콥트정교회 암바 앙겔로스(Amba Angelos) 사제는 지난주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궁전 성마리아 지하실의 채플에서 열린 기념 예배에서 "끔찍한 행동으로 인한 심오한 결과와 선물은 이로 인해 사람들이 하나로 뭉치게 되었다는 것"이라면서 "이는 박해받는 이들을 보호해야 할 이유를 남겼다. 또한 우리가 함께 연대해 맞서야 하는 악이 있다는 점과, 우리가 반드시 열망해야 하는 용기·신실함·저항이 있음을 보여 줬다"고 말했다.
로스 호드슨 윌킨(Rose Hudson-Wilkin) 목사는 "1년 전 리비아에서 잔인하게 죽음을 당한 21명의 교인들을 기리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들을 기억할 뿐 아니라 중동에서 아직도 박해받고 있는 이들을 보호해야 한다"면서 "이 지역의 기독교인들과 소수종교인들에게 대량 학살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는 전체 공동체가 사라지는 것을 서서 지켜보기만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기독교인들은 21명의 콥트교인들이 잊히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그들을, 그들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 지를 기억한다"면서 "우리는 하나님께 속해 있기 때문에 가해자들을 용서할 것이지만, 이것이 또한 우리가 함께 연대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영국뿐만 아니라 순교자들의 출신지인 이집트에서도 기념 예배가 드려졌다.
피데스뉴스는 사마롯(Samalot)에서 콥트정교회 사제들과 신부들이 콥트교인 순교자 21명의 죽음을 기리는 예배를 드렸다고 보도했다. 사마롯은 순교자들 대부분의 고향이었다.
콥트정교회 타와드로스 2세(Tawadros II) 대주교는 IS에 의해 참수된 21명을 순교자로 공식 등록하고 2월 15일을 기념일로 정했으며, 이들은 '리비아의 순교자(martyrs of Libya)'로 명명했다.
인디펜던트 가톨릭 뉴스(Independent Catholic News)에 따르면, 타와드로스 2세 대주교는 "우리는 그들을 기억한다. 우리는 그들에게 일어난 일을 기억한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가 하나님께 속한 자들이기 때문에 그들을 용서한다"면서 "나는 이 순교의 사건이 우리가 함께 믿음 위에 굳게 서게 하는 메시지를 전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콥틱교회 사제인 안바 안토니오스 아지즈 미나(Anba Antonios Aziz Mina)는 "잠시 후 자신들을 넓은 품에 안으실 분에게 자신들을 의탁함으로 21명의 순교자들은 초대교회 기독교인들의 고난을 보여주었다"면서 "이 기념일은 그들의 승리를 축하하는 축제이며, 이 승리는 그 누구도 빼앗아갈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