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09 07:26 PM
By 노승현
영국 방송 스카이뉴스가 이슬람 수니파 조직 IS(이슬람국가) 대원들 최소 51개국 출신 2만2천명의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 가족 연락처 등 상세한 신상정보를 담은 서류 수천건을 확보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서류가 IS 대원들의 신상정보를 담은 서류인 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세계 각국이 IS 테러에 대응하는데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IS로서는 가장 중요한 기밀문서 중 하나가 유출됨으로 인해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명단에 나온 일부 전화번호는 지금도 통화가 가능한 상태여서 이 서류의 정보가 사실이 가능성이 적지 않다. 대부분 가족 연락처이지만, 본인이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전화번호도 상당수다.
또 명단에 있는 이름은 IS에 가입하기 이전의 이름이거나 IS에 가입하면서 사용하기 시작한 새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는 이름이라는 점도 이 자료의 신빙성을 높여주고 있다.
이 서류는 IS 대원들이 IS에 가입할 때 작성한 신청서로, 이 매체가 전한 IS 가입 신청서는 모두 23개 문항으로 이루어져 있다.
실제 이름과 전투원으로서 사용할 이름, 어머니의 결혼 전 성씨, 혈액형, 생년월일과 국적, 혼인상태, 거주지, 연락처, 교육 수준에 더해 특기, 맡게 될 보직, 충성도, 추천자, 전투 경험, 앞서 경유한 국가 등도 포함됐다.
또한 사망 날짜와 장소를 기재하는 칸까지도 있다. 특히 자살 공격 수행을 희망하는 이들은 '순교자'(Martyr)로 분류돼 있다. 목숨을 걸고 IS에 가입하는 셈이다.
서류에 포함된 조직원 상당수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출신이며, 미국과 캐나다, 영국, 북유럽 국가 국적자도 있다.
스카이뉴스는 이들 상당수가 예멘, 수단, 튀니지, 리비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 지하디스트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위험지역'을 여행했으나, 감시받지 않는 상태로 시리아로 들어갔다가 자국으로 되돌아갔다고 지적했다.
이 서류에는 외부에 이미 잘 알려진 대원들의 이름이 포함돼 있다.
이 매체가 소개한 압델 배리(Abdel Bary)라는 26세 IS 대원은 런던 출신 영국 국적자로, 리비아, 이집트, 터키를 거쳐 지난 2013년 IS에 합류했다.
그동안 영국에서 래퍼로 알려져 있었던 이 남성은 전투원으로 배치됐으며, 현재 행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또 다른 이름이 알려진 IS 대원은 자신의 아내와 함께 IS의 미디어 책임자였던 주나이드 후사인(Junaid Hussain)으로, 공습으로 사망했다. 아내의 행방은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지난 2013년 IS에 가담한 웨일즈 카디프 출신의 레야드 칸(Reyaad Khan)의 이름도 발견됐는데, 그는 IS의 선전 동영상에 등장하기도 했으며 현재는 역시 사망했다.
그러나 미국, 캐나다, 영국 등 유럽, 중동, 그리고 북아프리카의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던 IS 대원들이 대거 확인돼 IS 테러 방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카이뉴스는 그들의 행방은 IS를 격퇴하고 추가적인 테러 공격을 방지하는데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이 자료는 전직 조직원인 아부 하메드(Abu Hamed)라는 남성이 IS의 내부 감찰기관 수장으로부터 훔쳐낸 것으로, USB메모리에 저장된 파일 형태로 넘겨졌다고 스카이뉴스는 전했다.
자유시리아군(FSA) 출신이었다가 IS에 합류했던 그는 IS에 환멸을 느껴 빠져나왔다고 설명했다.
이 남성은 또한 현재 IS가 이라크 바트당 출신 간부들에 장악됐으며, 시리아 락까 본부를 포기하고 시리아 중부 사막지대와 이라크로 이동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스카이뉴스는 터키의 비밀 장소에서 이 남성을 만났다고 전했다.
한편, 시리아 뉴스사이트 자만 알 와슬도 앞서 40개국 출신 IS 조직원 1천736명의 가입 신청서를 공개했다고 영국 인디펜던트가 전했다.
아랍어로 작성된 이 서류에는 IS가 사용하는 로고가 있는 인장이 찍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