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01 05:21 PM
미국 형법상 정당방위로 쓰여진 폭력은 처벌이 되지 않습니다. 다른 말로 말씀드리자면, 평상시에 충분히 범죄로 간주어질만한 폭력도, 정당방위로 쓰여졌다면 형사적인 책임이 없다는 것입니다.
캘리포니아주 형사법에는 정당방위가 세 가지의 조건이 성립될 때 가능하다고 적시되어 있습니다. 첫째로는, 정당방위를 쓰기 전에 자신이 상해를 입을만한 충분한 상황이 되어야 하고, 둘째로는 그 상해를 모면하기 위해 정당방위를 사용해야 하며, 셋째로는 그 상황에 따라 '적당한' 무력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위에 말씀드린 상황에 따라 조건들만 충족시키시면, 살인까지도 정당방위로 간주되어 형사적인 처벌을 모면할 수 있습니다.
정당방위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할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이나 재산을 보호할 때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1960대 아이오와 주에 ‘브리니’라는 사람이 살았습니다. 브리니는 아이오와주 시골에, 그것도 아주 인적이 뜸한 곳에 조그마한 별장을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인적이 드문 곳이라서 가끔 거기를 지나치던 사람들이나 청소년들이 문을 따고 들어가 물건을 훔치고는 했습니다. 한두번도 아니고 여러번의 절도행위로 인해 브리니는 별장 주변에다 “출입금지”라고 쓰여진 표지판을 여러 개 설치했습니다. 그러나 별장 안에 사람이 살지도 않고, 주위에 경찰에 신고할 수 있는 이웃들도 없어서 간판은 무용지물이 됐고, 절도는 끊이지 않았습니다.
브리니란 주인은 너무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샷건(산탄 총)으로 함정 장치를 만들어 문 안쪽에다 놓고, 실로 문고리와 방아쇠를 연결해, 문을 따고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자동적으로 발사되게 만들었습니다. 샷건 장치는 사람들의 하체를 향하게 하여, 만약에 누가 들어온다면 다리를 향게 쏘도록 만들었습니다. 5일 뒤 도둑이 별장 문을 열고 들어갈려고 하자, 샷건은 도둑에게 발사되고, 도둑은 죽지는 않았지만 병원에 입원하게 됐습니다.
그 도둑은 병원에서 퇴원하자마자 브리니에게 상해에 대한 민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여기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총 맞아도 싸지” 아니면 “어떻게 도둑이 염치도 없이 자기가 절도하려던 별장 주인에게 소송을 걸어?”라고 생각하실 지 모릅니다. 필자도 처음 로스쿨에서 이 판례에 대해서 읽었을때 비슷하게 생각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이오와주 대법원은 뜻밖의 결론을 내렸습니다. 브리니(집주인)은 도둑에게 치료비로 2만 달러를 내고, 벌금으로 1만달러를 지급하라고 판결을 내렸습니다. 황당한 판결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아이오와주 대법원의 논리를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법원은 모든 사람은 자기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서 무력(정당방위)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했지만,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무력을 쓰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사람의 재산의 대한 권리는 중요하지만, 그 권리가 다른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권리까지는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한 사람의 목숨은 다른 사람의 재산 권리 보다 더 소중하다는 것입니다.
만약에 브리니라는 사람이 도둑이 들었을 때 그 별장 안에서 살고 있었다면, 브리니가 그 도둑을 살해했더라도 정당방위로 간주됩니다. 미국의 법은 옛날 영국법을 따라 각자의 집은 그 사람의 가장 소중하고 안전한 안식처라고 간주합니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집안에서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귄리가 있고, 자신과 자신의 가족들을 끝까지 보호할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집주인이 집안에 있을 때 침입자가 들어오거나, 들어올려고 할 때는 형법상 살인적인 폭력(예, 총을 쏘는 행위)도 정당방위에 해당됩니다.
도둑이 들려고 했을 때 브리니 자신이 집안에 있었더라면 도둑이 입은 상해에 대해서 브리니는 아무런 책임이 없었을 것이라고 판사는 말했습니다.
정당방위에 대해서 몇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처음에 말씀드린 것처럼 자신이 입을 상해에 대해 적당한 무력을 사용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누가 자신을 주먹으로 때리려고 했을 때에는 똑같이 주먹을 사용하거나 넘어뜨려 상해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권총을 뽑아 총으로 쏜다던가 아니면 칼로 상대방을 찌르는 행위는 정당방위로 간주되기 힘듭니다.
그리고 자신이 입을 상해에 대해서 임박감을 증명해야 합니다. 예를 들자면, 누가 자신에게 “너 지금 나한테 죽을줄 알아”라고 하고 때리려고 하면 무력을 사용해도 됩니다. 하지만 누가 자신에게 “너 나한테 다음 주에 죽을줄 알아”라고 했다면 정당방위 성립이 안됩니다. 정당방위가 성립될려면 자신이 받을 상해가 임박해야만 합니다.
한편, 민사소송에서 패한 뒤, 브리니는 도둑에게 피해액을 지불하기 위해 자신이 소유했던 16만평의 땅 중에서 10만평을 팔아야 했습니다.
이 칼럼은 형사법의 기초적인 원리와 상식만을 정리한것일뿐 귀하의 정식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형사 사건에 연류되셨을 경우에는 반드시 형사법 전문 변호사와 상의하셔서 귀하의 권리를 보호하실 것을 권장합니다.
김종윤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