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30 08:21 AM

미얀마 군정법원, 아웅산 수치에 33년 형 확정.. 국제사회 비판

By 이재경

미얀마 군사정권하  법원에서 아웅산 수치(77) 전 국가고문에게 마지막 재판에서 기존 26년형에 7년 형을 추가해 총 33년 형이 확정되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군정 법원이 이날 수치 전 고문의 부패 혐의 5건을 모두 유죄로 인정해 7년 형을 선고했다고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날 재판은 문민정부 시절 재난예방 활동용 헬리콥터 구매 및 관리와 관련해 국가 재정에 손실을 끼친 혐의 등에 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군부에 의해 19개 혐의로 기소된 수치 고문에 대한 18개월간의 재판 절차가 마무리됐다.

재판은 교도소 내 특별 법정에서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변호인의 외부 접촉도 금지됐다.

이날 재판 전까지 26년 형을 받은 수치 고문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무죄를 주장해왔다. 그는 현재 미얀마 수도 네피도의 교도소 독방에 수감 중이다.

미얀마 군부는 수치 고문이 이끈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을 거둔 2020년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면서 지난해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군정은 수치 고문을 구금하고 코로나19 방역 조치 위반, 무전기 불법 소지, 선거 조작 및 부패 등 각종 혐의를 적용해 잇달아 기소했다. 

지지자들과 인권단체들은 무더기 기소는 군부가 쿠데타를 정당화하고 수치의 정치적 재기를 막으려는 의도라고 비난해왔다.

지난해 쿠데타 이후 반대 세력을 유혈 탄압해온 군정은 130명 넘는 반군부 인사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지난 7월에는 민주화 운동가 등 4명에 대한 사형을 집행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21일 미얀마 군부에 즉각적인 폭력 종식과 수치 고문을 비롯한 모든 정치범 석방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는 등 국제사회도 구테타 군부의 폭거를 비판하며 평화적 해결을 촉구해왔다.

미얀마의 국민 영웅 아웅산 장군의 딸인 수치 고문은 1989년부터 2010년 사이에 정치범으로 몰려 가택연금 상태로 약 15년을 보냈다.

군사 정권에 대한 강력한 저항으로 그는 민주주의를 향한 비폭력 투쟁의 상징이 됐고 1991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2015년 총선에서 NLD가 집권하면서 그는 민주화 운동가에서 최고 실권자로 거듭났지만, 쿠데타로 또다시 시련을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