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02 08:14 AM
By 이재경
한국 연구진이 상온 상압 초전도체를 개발했다는 논문이 알려지면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전기저항이 사라지고, 물건을 공중에 띄울 수 있다는 초전도현상을 우리가 살아가는 상온ㆍ상압에서 구현하는 물질을 우리나라에서 개발했다는 소식은 혁신적이긴하지만 비현실적이라는 과학계의 통념 때문에 의구심과 함께 논란이 커지고 있다.
초전도 현상은 금속 등에서 전기저항이 특정 상황에서 0이 되는 현상으로 자기장 속에서 둥둥뜨는 현상을 볼 수 있다.
전기 저항을 없애면 저항이 소모하는 에너지를 줄일 수 있어 자기부상열차나 양자컴퓨터를 비롯해 전력망 등에 사용처가 무궁무진하지만, 현재는 영하 200도(섭씨)이하 극저온이나 대기압의 1만배 이상 초고압에서만 초전도 현상을 구현할 수 있어 활용도가 낮다.
이 논문이 사실이라면 노벨물리학상 감'이라는 말이 나오지만, 믿기 힘들다는 반응도 나온다.
과학계에서는 아직 논문이 아직 과학적 검증은 이뤄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공식 발표되지도 않은 상태이다. 다만, 지난 22일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아카이브(arXiv)'에 올라온 상온과 대기압 조건에서 초전도 현상을 보이는 초전도체에 관해 쓴 두 개의 논문이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상온 상압에서의 초전도 현상이 가능하다면 이는 매우 혁신적인 것으로 우리 일상의 삶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개발이기에 이에 대한 논란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해당 논문의 저자로는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와 회사 연구자, 권영완 고려대 연구교수, 오근호 한양대 명예교수, 지난해까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근무했던 김현탁 박사 등이 포함됐다.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인 아카이브에 'The First Room-Temperature Ambient-Pressure Superconductor'(최초의 상온ㆍ상압 초전도체)라는 제목의 논문원고에 따르면 이들이 만들어낸 초전도물질은 섭씨 30도, 1기압 상태에서 전기저항이 0에 가깝고, 약하지만 자석을 밀어내는 반자성(反磁性) 현상도 띄고 있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납과 구리의 결정 구조인 'LK-99'라는 새로운 물질을 개발했다며 초전도 현상이 일어나는 임계 온도가 섭씨 127도(400K)라고 주장했다.
이는 온도가 127도 이하일 때는 초전도 현상이 일어난다는 뜻이다.
이들의 논문이 과학계의 핫이슈로 떠오르면서도 동시에 논쟁이 된 건, 획기적인 연구결과임에도 학계의 검증을 받기 전이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연구논문 발표 방식은 학술지에 논문을 제출하더라도, 해당 분야 과학자들의 엄격한 학문적 검증을 통과해야만 한다.
이른바 '피어 리뷰'(peer review)라는 방식이다. 이 과정을 통해서 연구결과가 세상에 공개된다. 하지만, 1991년 과학논문 저장 및 공개 사이트인 '아카이브'(arXiv)가 생겨나면서 학술지 게재 전에 아카이브에 먼저 연구결과를 올리는 연구자들이 늘기 시작했다.
연구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일단 검증 전이라도 공개해 연구 결과를 선점하겠다는 취지였다.
이 같은 논문이 사실이라면 혁신적인 것이기에 과학계에서도 큰 관심을 가지고 검증작업에 돌입하고 있는데, 벌써 미국과 중국의 연구소에서는 상온 상압에서의 초전도현상에 대한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미국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는 "논문 내용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이론적으로 가능"하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중국 화중 과학기술대 연구팀은 실제 논문에 나온대로 실험을 진행했더니 자기장 속에서 둥둥 뜨는데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저항이 완전히 사라지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