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11 08:03 AM
By 이재경
중국 경제의 25%를 차지하고 가계 자산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부동산 거대 위기에 직면했다.
매출 기준 1위 중국 부동산 업체인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이 7일 만기인 채권에 대한 이자를 갚지 못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헝다그룹 등 내로라하는 중국 부동산 업체들이 디폴트에 빠졌을 때에도 승승장구해왔던 비구이위안은 올해 상반기에 최대 10조원 규모의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비구이위안이 디폴트에 빠질 경우 가뜩이나 어려운 중국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냉각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일(금)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비구이위안 홀딩스는 전날 홍콩증시 공시를 통해 상반기 순손실이 450억∼550억 위안(약 8조2천억∼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19억1천만 위안(약 3천47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던 것과 극히 대비되는 것이다.
비구이위안 측은 "최근 매출 및 차환 환경의 악화 때문에 회계장부상의 가용가능 자금이 계속 줄어들고 있으며, 이로 인해 단계적으로 유동성 압력이 초래됐다"고 밝혔다.
중국 부동산 정보회사인 CRIC(China Real Estate Information Corp)가 지난해 12월에 낸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까지 6년 연속 중국 신규주택 판매액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중국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겪으면서 올해 상반기 주택 판매량은 지난해 보다 30%이상 감소했다.
앞서 비구이위안은 7일 만기인 액면가 10억 달러 채권 2종에 대한 이자 2천250만달러(약 296억원)를 갚지 못한 상태로, 30일간의 유예기간에도 채무 의무를 다하지 못하면 디폴트에 빠지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 비구이위안의 총부채는 1조4천억 위안(약 255조원)에 이른다.
비구이위안 주가는 지난달 말 고점 대비 40% 넘게 폭락했으며, 이번 주 들어서만 전날까지 27% 하락한 상태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비구이위안의 달러 표시 채권 가격은 지난달에만 59% 떨어졌다.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026년과 2030년에 만기가 도래할 예정인 두 채권의 가격은 달러당 8세트 미만으로 급락하고 증시마저 폭락하면서 시장은 이미 비구이위안의 디폴트를 예상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비구이위안 측은 공시에서 이자 지급 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모든 주주와 소통하고,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여러 부채관리 조치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비구이위안의 신용등급을 'B1'에서 'Caa1'으로 3계단 내리면서 유동성·차환 위험 고조, 상당 규모의 차환 필요성, 자금 조달 상의 제약 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