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11 08:27 PM
By 이재경
9개 도시, 규제 전면 폐지...30개 도시 도심 빼고 거래 자유화
중국이 장기 침체에 빠진 부동산 시장 살리기에 나선 가운데 지방정부들이 고강도 부동산 규제를 속속 해제하고 있다고 현지 매체 제일재경이 1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산둥성 지난시와 칭다오시는 전날 부동산 권리증 취득 후 매수 주택을 전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그동안 고수했던 부동산 규제를 전면 해제했다.
부동산 규제 전면 폐지 도시는 9곳으로 늘었다.
앞서 광둥성 둥관과 포산, 저장성 자싱, 랴오닝성 선양과 다롄, 장쑤성 난징, 간쑤성 란저우 등 7개 주요 도시가 최근 주택 거래 관련 규제를 모두 풀었다.
장쑤성 쑤저우도 이날 부동산 규제 완화 조치를 발표, 120㎡ 이상 주택 매수 때 해오던 매수 자격 심사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주택 매수 보조금 등을 통해 실수요 주택 매수자들을 지원하기로 했다.
톈진과 허난성 정저우, 푸젠성 샤먼, 후난성 창사, 저장성 항저우, 후베이성 우한 등 30여 도시도 쑤저우처럼 주택 매수 제한을 완화, 일부 도심 지역을 제외하고는 거래를 전면 자유화했다
베이징·상하이·선전·광저우 등 4대 일선도시를 비롯한 20여 개 도시는 매수했던 주택을 처분한 무주택자가 새로 매수하는 주택을 '생애 첫 주택'으로 간주, 첫 납입금인 '서우푸'(首付) 비율을 대폭 낮추고 주택담보대출 우대 금리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부동산 장기 침체의 한 원인이었던 관련 규제가 속속 사라지면서 부동산 시장 진입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고 현지 매체들은 평가했다.
앞서 2020년 하반기 중국 지방정부들은 부동산 투기 바람이 불며 집값이 폭등하자 앞다퉈 고강도 규제에 나섰다.
현지 후커우(戶口·호적)가 없는 사람의 주택 매수를 제한했고, 부동산 권리증 취득 후 3년이 지나야 양도할 수 있도록 해 전매를 제한했다.
광둥성 선전 등 일부 도시는 보유 주택 수를 가족 구성원 전체는 2채, 독신자는 1채로 제한했으며, 일정 규모 이상 고급 주택은 자격 심사를거쳐야 매수할 수 있도록 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수시로 "집은 거주하는 곳이지 투기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당국은 부동산 규제 고삐를 더욱 옥죄었다.
이에 따라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25%를 차지하고 중국인 전체 개인 자산의 약 80%가 묶여 있는 부동산 시장이 장기 침체에 빠졌다.
여기에 지난 3년간 계속된 코로나19 확산과 엄격한 방역 통제에 따른 충격까지 더해지면서 경제가 부진의 늪에 빠졌다.
국유지 사용권 매각이 주요 재원인 지방정부들이 심각한 재정난에 몰렸고,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에 이어 비구이위안이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직면하면서 부동산발 경제 위기론까지 제기됐다.
결국 당국은 생애 첫 주택 요건 완화,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등 부동산 활성화 조치를 잇달아 발표했고, 지방정부들도 앞다퉈 규제 들어내기에 나섰다.
이같은 지방정부의 규제 해제가 침체된 중국 부동산 부양에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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