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03 07:09 AM
By 이재경
"아제르바이잔 범죄대응 목적" 입장에도 대러관계 경색 예상
아르메니아 의회가 3일(화) 국제형사재판소(ICC)에 가입하기로 결정했다고 AP,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ICC는 지난 3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한 바 있어, 이번 결정 이후 아르메니아와 러시아 관계가 경색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르메니아 의회 대변인은 이날 ICC의 로마 규정을 비준하고 ICC의 관할권을 소급 인정할지 여부에 대한 안건이 찬성 60표, 반대 22표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아르메니아 대통령은 60일 후 발효될 예정인 이번 결정에 대해 서명해야 한다고 AP는 설명했다.
ICC는 지난 3월 우크라이나 아동들을 납치한 전쟁범죄 혐의로 푸틴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한 기관이다.
아르메니아가 ICC에 가입하기로 한 것은 푸틴 대통령이 아르메니아에 입국할 경우 그를 체포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러시아는 지난 3월 아르메니아의 ICC 가입 추진에 대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에 아르메니아는 러시아와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해왔으며, 이번 결정은 자국과 장기간 분쟁을 겪고 있는 아제르바이잔의 전쟁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서 러시아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최근 수년간 악화일로에 있는 러시아와 아르메니아 관계가 더욱 경색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러시아는 2020년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의 전쟁 당시 분쟁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대부분을 아제르바이잔에 넘기도록 하는 내용의 평화협상을 중재한 바 있다.
또한 러시아는 해당 지역에 2천 명 규모의 평화유지군을 주둔시켰으나, 아제르바이잔의 적대행위를 막지 못했다고 아르메니아는 비난해왔다.
니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는 러시아에만 안보를 의존해온 것이 실수였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하는가 하면 미국과의 공동 군사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이에 러시아도 이 같은 아르메니아의 정책이 양국 관계를 훼손하고 있다며 불만을 숨기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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