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06 12:29 PM
By 이재경
프랑스 일간 르몽드, 지난 6월 받은 모하마디 편지 재공개
"살고자 하는 희망 때문에 죄인 되는 이란 사회"...국제 사회 지지 호소
노벨평화상을 받은 이란의 여성 인권운동가이자 반정부 인사인 나르게스 모하마디(51)는 지난 6월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보낸 옥중 편지에서 "우리 사회를 침묵시키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학대자(정권)보다 우리가 더 강하다는 걸 세상에 알려달라"고 호소했다.
르몽드는 6일(현지시간) 모하마디의 수상 소식이 전해진 뒤 모하마드가 보내온 편지를 재공개했다.
이란 테헤란의 에빈 교도소에 수감 중인 모하마디는 "강철의 벽이나 억압의 벽에 갇혀 있지만 그런 역경에도 무지와 착취, 빈곤, 고립의 벽을 허물고자 열망하는 인류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펜을 든 이유를 설명했다.
모하마디는 자신이 어린 시절부터 다른 수백만 명의 이란 여성과 마찬가지로 가부장적 문화, 종교적·권위주의적 권력, 차별적·억압적 법률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모든 종류의 제한에 항상 직면해 왔다며 이란 사회를 고발했다.
모하마디는 "이슬람 공화국 정부는 생명권, 사상의 자유, 표현과 신념의 자유, 심지어 사랑할 권리 같은 기본권을 부정하고 있다"며 "이란 사회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든 개인이 살고자 하는 희망 때문에 죄인이 된다는 걸 알 수 있다"고 비판했다.
모하마디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모두 정권의 반대자가 되었다"며 "저는 감옥과 고립, 고문의 벽에 둘러싸인 수천 명의 시위자 및 정권 반대자들과 함께 억압적인 정책에 항의하고 싸웠다"고 말했다.
모하마디는 2003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시린 에바디(76)가 이끄는 인권 수호자 센터의 부회장을 맡으면서 사형제 폐지를 비롯한 민주주의·인권 운동에 나섰다가 13차례 체포됐고 5차례 유죄 판결을 받아 현재도 수감 중이다.
그는 편지에서 "우리는 이 모든 장벽에 가로막혔지만, 우리는 그 벽보다 더 강하고 견고하다"며 "우리를 둘러싼 장벽이 정체와 침묵, 죽음이라면 우리는 움직임과 메아리, 생명력이며, 거기에 승리의 약속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란 내 반복되는 시위는 민주주의와 자유, 평등을 향한 전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투쟁에서 전 세계의 자유 언론, 시민 사회와 인권 단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자신들과 함께 희망의 메시지를 널리 전파해주길 간곡히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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