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08 05:44 AM
By 이재경
현금배당 업계 전성기 때보다 76% 많아..."올해 더 줄 수도"
세계 주요 석유 업체들이 지난해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을 위해 역대급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8일(목)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엑손 모빌, 셰브론, 쉘, 토탈에너지SE, BP 등 서방 5대 석유·가스업체들은 원유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2023년 배당금과 자사주 매입에 1천138억 달러(약 151조1천150억원)를 지출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이 혼란에 빠지면서 석유 업체들의 순익이 급증했던 2022년에 비해 10% 이상 증가한 규모다.
특히 현금 배당의 경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고 석유업체들의 시가총액이 주식시장 최상위에 있던 2011~2014년 전성기 당시보다도 76% 많았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에너지 부문이 S&P 500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4%로, 10년 전의 약 14%에 비해 대폭 줄었다.
석유업체들은 저조한 수준에 머물고 있는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자사주 매입에도 자금을 많이 투입했다.
이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주요 개발 사업을 줄였는데, 이는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 때문이기도 했지만 배당 및 자사주 매입을 위한 현금 확보 차원의 조치이기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훨씬 높은 점에서 보듯 아직 투자자들은 석유업체들의 주주환원 정책에 큰 확신은 갖지 않고 있다.
석유 산업의 재무 상황은 사이클을 타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생산량 결정에도 많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또 최근에는 화석 연료에서 벗어나기 위한 국제사회의 움직임도 업계에는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업계는 이런 지적에 반박한다. 5대 석유업체들은 원자재 가격이 건실하게 유지되는 한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배당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