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2 06:08 PM
By 이재경
네타냐후, 블링컨 만나 "라파 진입"...블링컨 "이스라엘 더 고립"
가자지구 전쟁으로 간극이 멀어지고 있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라파에 대한 지상작전을 놓고 불화가 정점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2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에게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서 지상작전을 개시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자국을 방문한 블링컨 장관과 면담한 후 성명을 통해 "라파에 진입해 그곳에 남은 (하마스) 부대들을 제거하지 않고는 하마스를 물리칠 방법이 없다고 그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지지 속에 이를 수행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필요하다면 스스로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미국을 향해 "하마스와 전쟁에서 5개월 넘게 함께 싸운 것에 감사하다"며 "전쟁 지역에서 민간인을 대피시켜야 할 필요성과 인도주의적 요구를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별도 회견에서 "라파에서 대규모 지상작전을 편다면 더 많은 민간인이 죽게 되고 인도주의적 지원에 더 큰 혼란이 벌어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또 "라파 작전으로 이스라엘이 세계에서 더욱 고립되고 이스라엘의 장기적 안보와 지위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며 내주 이스라엘 관리들과 라파와 관련해 추가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이번 순방을 통해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에 집중하고 있으며 인질 교환 관련해 진전을 보는 등 간극을 좁히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라파 작전을 결심하자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6번째로 중동을 찾았다.
전날 이집트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을 만난 뒤 기자회견에서도 이스라엘의 라파 공격이 임박했다는 관측과 관련해 "라파에서 대규모 군사작전을 하는 것은 실수일 수 있으며 우리는 이를 지지하지 않는다"라고 경고했다.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는 작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으로 시작된 전쟁 이래 피란민 140만명 이상 몰려있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군이 라파에 대한 군사작전을 강행하면 재앙적인 인명피해가 날 수 있다고 국제사회는 우려한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까지 팔레스타인 사망자가 3만2천70명, 부상자는 7만4천298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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