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1 11:01 PM
By 전재희
美 해군, 조선업 경쟁력 부족으로 전함 건조·유지에 큰 어려움
"韓·日 등 동맹 투자유치해 비효율적인 美 조선업 현대화해야"
미국 해군의 무기 조달과 예산 등을 책임지는 해군 장관이 한국 조선업의 역량을 높이 평가하며 미국의 전함 건조 역량을 강화하려면 동맹과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사전문지 디펜스뉴스에 따르면 카를로스 델 토로 미국 해군 장관은 지난 9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에서 열린 '해군 리그'(Navy League) 행사에서 "지금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전함을 어떤 때는 글로벌 기술 수준보다 수십 년은 뒤처진 조선소에서 건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조선소는) 너무나도 많은 시간과 노동력, 세금이 필요한 비효율적인 방식이고 우리의 21세기 경쟁자들과 격차를 유지하기에 너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과 일본의 동맹은 예를 들자면 이지스함을 포함한 고품질 선박을 우리의 일부에 불과한 비용으로 건조한다"고 말했다.
그는 "저와 제 팀이 한국에 갔을 때 우리는 선박 건조 공정의 디지털화 수준과 실시간 모니터링에 깜짝 놀랐다"면서 "한국 조선업체의 최고경영진은 선박이 언제 인도될지 날짜까지 알려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델 토로 장관은 지난 2월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해 한국 조선업체의 함정 건조 역량을 확인했다.
그는 HD현대중공업에서 올해 한국 해군에 인도될 예정인 차세대 이지스구축함을 둘러봤으며, 한화오션에서는 건조 중인 잠수함 장보고-III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당시 미국 해군은 델 토로 장관과 한국 조선업체의 대화가 "미국의 통합 상업·해군 조선 시설에 한국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중점을 뒀고 매우 생산적이었다"면서 조선업체 경영진이 미국에 자회사를 설립하고 미국 조선소에 투자하는 데 "큰 관심을 표명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현재 미국은 날로 강력해지는 중국의 해군력에 맞서려면 전함 숫자를 늘려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조선소의 역량이 부족한 탓에 선박 건조가 수년간 지연되는 것은 물론이며 기존 전함의 유지·보수·정비(MRO)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를 들어 해군은 충분한 억제력을 확보하려면 매년 버지니아급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2척은 건조해야 한다고 판단하지만 이조차 달성하기 어려워지면서 최근 의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서는 버지니아급 1척분의 예산만 요청했다.
델 토로 장관은 연설에서 미국이 여러 어려움에 직면한 지금이 가장 긴밀한 동맹들과 협력해 미국 조선소에 투자를 유치하고 미국의 조선업을 현대화하고 규모를 키울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작년 9월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연설에서 중국에 뒤처진 미국의 조선업을 강화하기 위한 '해양 국정 운영'(Maritime Statecraft) 구상을 공개했는데 그때도 한국과 일본 등 동맹과 협력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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