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11:18 PM
By 전재희
미중 외교장관, 현안 놓고 기싸움..."미중 합의 진전 이루길" vs "부정적 요인 계속 쌓여"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이 26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양자 회담을 갖고 양국 간 현안을 논의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왕이 주임은 모두발언에서 "중미(미중)관계가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음에도 부정적인 요인들이 계속 쌓여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왕 주임은 이어 "미국과의 갈등 국면으로 미끄러져 들어간다면 모두가 패자가 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블링컨 장관을 향해 "우리는 미국에 중국 내정에 간섭하지 말 것을 요청한다"고 촉구하며 시작부터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이에 대해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오판을 피해야 한다"고 전제하면서 "대면 외교는 대체할 수 없다"며 전화나 영상통화가 아닌 직접적 만남을 통한 회담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 미중 군사관계, 인공지능(AI) 리스크 등을 언급하며 "미국과 중국이 합의에 진전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 만에 중국을 다시 찾은 블링컨 장관은 지난 24~25일 상하이를 방문한 데 이어 왕이 주임과의 회담을 위해 베이징에 도착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펜타닐을 비롯한 마약 대응 문제와 양국 군사 소통, 인공지능(AI) 안전 문제, 인적 교류 등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지난해 11월 정상회담 합의 사항 이행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 측에 신장위구르자치구·홍콩 등의 인권 문제와 불공정 경제·무역 관행, 과잉 생산 문제 등에 대한 우려를 명확하고 솔직하게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중국 외교부는 블링컨 장관이 공세를 펼 것으로 예상되는 대만·남중국해 문제나 무역 불균형 상황, 인권 탄압 의혹 등 거의 모든 이슈에 대해 자국의 반박 입장을 미리 소개하면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블링컨 장관은 왕이 주임과 회담에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예방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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