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7 12:26 AM
By 전재희
아시아·유럽 등에 악재..."집권 1기 때보다 인플레 초래할 위험 더 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관세 인상과 감세로 대표되는 그의 경제정책 기조로 인해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현상)이 심해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화) 미 CNBC방송에 따르면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마켓츠의 거시전략 부문장인 마이클 멧커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집권 1기 때보다 2기 때 더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위험이 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처음 당선됐던 2016년에는 인플레이션 관련 수치 및 그에 대한 기대가 낮았지만 현 상황은 매우 다르다면서 "인플레이션 수준과 그에 대한 기대가 더 높고, 우리는 여전히 인플레이션 관련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 보편적 관세 10% 및 대(對)중국 60% 관세 등을 공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러한 관세 인상은 수입품 가격 상승으로 인해 국내 물가 상승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인터뷰에서 중국산 제품에 60% 관세를 부과하면 미중 교역 관계가 사실상 끝날 것이라는 경제학자들의 지적에 대해 "난 (첫 임기 때) 50%를 했고, 60은 들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그는 모든 수입품에 보편적으로 10%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그들이 우리에게 10%보다 더 많은 관세를 부과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기사에서 "그는 60%에서 100%에 달하는 새로운 관세로 중국을 겨냥하는 것에 더해 다른 나라들에서 수입하는 제품에도 일률적인)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으며 다른 나라들이 미국산 제품을 충분히 사지 않는다는 익숙한 불평을 장황하게 늘어놨다"고 보도했다.
감세의 경우 가처분 소득 증가로 인해 소비를 늘릴 수 있고, 이로 인해 재화와 서비스 가격을 밀어 올릴 가능성이 있다.
노무라의 개러스 니컬슨은 인플레이션 여파가 아시아에도 미칠 것으로 보면서 트럼프 집권은 전체적으로 아시아 증시에 '부정적 위험 요인'이라고 봤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이 세계 경제에 인플레이션이나 스태그플레이션(물가상승 속 경기후퇴)을 불러올 수 있다면서 "아시아 내에서의 공급망 이동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그의 재선시 유럽지역 성장 전망에 하방 위험을 초래할 것으로 보면서 "물가상승률이 0.1%포인트 상승하면서 국내총생산(GDP)이 1%가량 타격을 받을 것이라 추정한다"고 내다봤다.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미 증시가 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그의 보호주의적 정책 기조를 볼 때 랠리가 단기간에 끝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경제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6%가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시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되는 것보다 인플레이션이 더 심할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및 감세 정책은 미국 재정적자와 지정학적 긴장을 키울 수 있고, 이는 인플레이션 압력과 안전자산의 매력을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불법 이민자에 대해 강경책을 쓸 경우 임금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이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이러한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13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유세 도중 암살 용의자가 쏜 총에 귀 윗부분을 맞았지만, 연단에서 지지자들을 향해주먹을 쥐고 흔들며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달 대선후보 토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고령(81세)에 따른 인지력 문제를 드러낸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 상태에서 암살 시도까지 벌어지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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