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6 08:25 AM
By 전재희
"직접 국회 찾아 예산안 시정 연설 이례적...시민 반응은 냉담"
아르헨티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의 취임 후 첫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재정 건전성을 강조하면서 "재정적자 0"을 주장했다.
야당 의원이 대거 불참해 반 이상이 텅 빈 국회에서 밀레이 대통령은 2025년 예산안의 기본은 재정수지 균형(재정적자 0)을 유지하는 것이며, "재정건전성은 이 정부의 확고한 의지이며, 집권 첫 달에 이룩한 역사적인 이정표라고 할 수 있다"며 재정 균형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아르헨티나 역사상 첫 경제학자 출신 대통령인 밀레이 대통령은 '재정적자 0'을 위협하는 법안에 모두 대통령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이미 천명한 바 있다. 그는 '은퇴자 연금 인상'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처럼 '국립대학 예산지원법'에도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재차 주장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이미 연방정부는 할 수 있는 재정조정을 시행했으며, 이제 각 주지사가 알아서 총 600억 달러(80조)의 재정을 삭감할 차례다"라고 말해 연방정부의 지방 이전지출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아르헨티나 2025년 예산안에 따르면, 경제는 내년에 5% 성장할 것이며 연간 물가상승률은 18.4%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반적으로 아르헨티나 예산안 처리는 예산법에 의거, 경제부에서 9월 15일까지 국회에 서면으로 제출한 후 국회 예산위에 경제 장관과 관료들이 참석해 설명하는 형식으로 이뤄져왔다. 지난 수년간 한 번도 재정 균형을 이룬 적이 없다.
지난해 예산안의 경우 물가상승률을 60%로 전망했으나, 실제로는 211.4%를 기록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밀레이 대통령이 일부러 국회를 찾아 시정연설을 한 것은 매우 예외적인 일이라고 현지 일간 라나시온이 보도했다.
정치전문가들은 밀레이 정부가 수차례 강조한 '재정적자 0'을 국민들에게 각인시키고 지난 국회 개원식 연설처럼 높은 시청률로 국민들의 지지를 확인하고 싶어 밀레이 대통령이 관례를 깨고 직접 국회에서 예산안을 소개한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밀레이 대통령 연설 시청률은 케이블까지 포함해도 3.5%를 못 넘겨 기대와는 달리 시민들의 반응이 차가웠다고 아메리카 TV 등 현지 방송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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