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12 09:41 AM
By 전재희
FT "일단 2.5%, 2030년까지 3%로...내년 6월 합의 가능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 회원국들이 국방비 목표를 국내총생산(GDP)의 2%에서 3%로 높이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목)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유럽의 안보 비용 부담을 압박하기 위해 '안보 무임승차'를 주장하며 나토 탈퇴 가능성까지 언급한 데 대한 대책으로 보인다.
이 매체는 소식통 4명을 인용해 유럽 국가들이 이같이 논의 중이며, 내년 6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공식적으로 새 목표에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지난 4일 나토 외교장관회의에서 비공개로 이같은 논의가 시작됐고 아직 완전히 합의하진 못했다고 한다.
회원국들은 단기적으로는 2.5%를 목표로 하고 2030년까지 3% 달성을 목표로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이번 달 FT에 "염두에 둔 수치는 있지만 현재로선 언급하지 않겠다"며 "확실한 것은 2%로는 (방위) 능력 목표에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독일 당국자는 "다음 나토 정상회의가 이를 논의하기 가장 좋은 시점일 것"이라며 "(3% 목표치는)미국과 트럼프에 좋은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토가 올해 6월 내놓은 전망에 따르면 올해 32개국 중 23개국이 10년 전 설정된 나토의 국방비 지출 목표인 2%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2% 달성 국가가 2018년 6개국에 불과했던 것보다는 늘었지만, 이탈리아와 스페인, 크로아티아, 포르투갈, 벨기에, 슬로베니아, 룩셈부르크 등 7개 유럽 국가가 여전히 목표 미달이다.
유럽 주요 국가가 재정 압박을 받는 만큼 국방비 목표치 상향은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추정치 기준으로 국방에 GDP의 3% 이상 쓰는 나토 유럽 회원국은 폴란드(4.12%), 에스토니아(3.43%), 라트비아(3.15%), 그리스(3.08%) 등 4개국이며 리투아니아(2.85%)까지 5개국이 2.5% 이상이다. 미국은 3.38%다.
현재 국방비가 GDP의 1.49%에 불과한 이탈리아는 유럽연합(EU)의 재정 건전성 규정도 지키지 못하는 탓에 국방비를 대폭 늘리기 어렵다. 조르자 멜로니 정부는 2028년까지 현재의 나토 목표인 2%를 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영국의 경우 올해 국방비 지출은 GDP의 2.3%로 예상되는데 국방 당국자나 전문가들은 2.5%로 늘리더라도 나토가 요구하는 만큼의 군사 역량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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