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17 07:11 AM
By 전재희
'인간 뇌 칩' 기술 경쟁...뉴럴링크에 도전장
사람이 생각만으로 컴퓨터 등의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기술 개발 경쟁이 본격화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를 만드는 기업 프리시전 뉴로사이언스(Precision Neuroscience·이하 프리시전)가 최근 투자 라운드에서 1억200만 달러를 모금했다고 16일(월) 보도했다.
일론 머스크의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가 주도하는 시장에 다른 기업들도 가세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프리시전은 생각을 통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제어하는 장치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최근 투자 라운드에서 약 5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또 다른 BCI 기업 싱크론(Synchron)도 최근 7천500만 달러를 모금한 바 있다.
이 분야는 여전히 뉴럴링크가 주도하고 있다. 투자 모금액도 6억 달러가 넘는다.
하지만 최근 여러 기업이 첫 인체 임상시험을 추진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BCI 장치는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 사람의 뇌에서 신호를 수집하고 인공지능(AI)으로 이를 해석해 컴퓨터를 제어하는 데 사용한다.
환자 2명에게 칩을 이식한 바 있는 뉴럴링크의 경우 자사 장치로 비디오 게임을 하거나 컴퓨터 지원 설계(CAD) 소프트웨어를 조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간 뇌에 특정 장치를 이식한 것은 20년 전에도 있었던 일이지만 최근 이 분야의 기술이 발전되면서 뇌 신호를 수집하고 전송하는 데 전자 장치를 사용하고, 데이터 분석 등에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곧 의학적으로도 기술을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프리시전 후원사인 B 캐피털의 하워드 모건 회장은 "이제 우리는 AI 시스템을 통해 실제로 뇌의 데이터를 해석하고 모형화하며, 실시간으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면서 "우리는 투자하기에 이르지 않은 시점에 도달했으며, 임상적으로 효과적인 일을 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프리시전은 2021년 설립됐다. 이 회사의 BCI 장치는 지금까지 27명의 환자에게 사용됐다. 다만 신경외과 수술을 받는 동안에만 일시적으로 이식됐다.
프리시전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매거는 환자 수가 많다는 것은 프리시전이 이미 이 분야에서 다른 어떤 회사보다 더 다양한 데이터를 축적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는 최근 미국 내 900만 명 이상이 다양한 형태의 장애로 고통받고 있다면서 이런 뇌 이식 장치 시장이 앞으로 4천억 달러까지 커질 수 있다고 추정했다. 다만 실제 시장 매출은 2041년에 연간 10억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봤다.
프리시전의 창립자 중에는 뉴럴링크 창업에 참여했던 신경외과 의사 벤 라포포트도 포함돼 있다.
프리시전은 웨이퍼 두께의 얇은 장치를 두개골의 좁은 틈을 통해 삽입해 뇌 표면에 자리 잡게 한다. 장기적으로는 외래 환자들에게도 이 시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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