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8 07:37 AM

미국 기업들, 관세 불확실성 속에 지출 대폭 축소

By 전재희

CEO들, 여행 중단·건설 프로젝트 연기·채용 속도 늦추며 대응
경영진 내부의 새로운 지침: 가능한 모든 곳에서 비용을 줄여라

트럼프 대통령의 단속과 재개를 반복하는 무역 공세의 예측 불가능성이 기업들의 거의 모든 부문을 마비시키고 있다. 단 하나 예외가 있다면, 바로 비용 삭감이다. 화학 회사 다우(Dow)는 새 공장 건설을 연기하고 있으며, 의료기기 제조업체 보스턴 사이언티픽(Boston Scientific)은 출장 등 재량 지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철도 운영사인 노퍽 서던(Norfolk Southern)도 컨설턴트 비용을 더 엄격히 점검하고 있다.

프록터 앤드 갬블(Procter & Gamble)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안드레 슐텐(Andre Schulten)은 "관세로 인한 비용 구조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우리가 가진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해고를 발표한 기업은 드물지만, 직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조정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기업들은 채용 속도를 늦추고, 공석을 채우지 않으며, 컨설턴트 및 계약업체에 대한 지출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지출을 줄이고 현금을 모으는 기업들

(지출을 줄이고 현금을 모으는 기업들. PEXEL: )

최근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CEO들은 비용 절감 방안을 설명하면서 '변경 가능한 것은 통제하고, 변경할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인다'는 일종의 기업판 세레니티 프레이어(Serenity Prayer, 평온을 구하는 기도)의 언어를 사용했다.

노퍽 서던의 CEO 마크 조지(Mark George)는 투자자 및 애널리스트들에게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을 관리하고,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은 완화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며, 연료비와 인건비 절감을 포함해 다양한 분야에서 비용 절감 계획을 언급했다.

애틀랜타에 본사를 둔 이 화물 철도회사는 관세가 수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명확한 정보는 없지만, 최근 몇 년간 여러 차례 혼란을 겪은 후 재정적 압박으로 인해 더욱 효율적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혼란에는 오하이오주 이스트 팔레스타인에서 발생한 열차 탈선 사고, 행동주의 투자자와의 위임장 대결, 그리고 예상치 못한 경영진 교체 등이 포함된다.

IBM의 CEO 아르빈드 크리슈나(Arvind Krishna)는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하고 있다"며 회사 전반에 걸쳐 생산성 향상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펩시코(PepsiCo)의 CEO 라몬 라과르타(Ramon Laguarta) 역시 "공급망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어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을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경영진들도 구체적인 사항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다양한 가능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의 오락가락하는 관세 정책 지침 때문에 기업들은 투자를 승인하거나 기존 공급망을 재배치하는 등의 결정을 내리기가 어렵다. 그러나 극심한 불확실성 속에서는 비용 절감이라는 전통적인 대응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일부 경영진은 기존 절감 노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해즈브로(Hasbro)는 수년에 걸쳐 추진 중이던 10억 달러 비용 절감 계획을 가속화한다고 밝혔으며, 올해 1억7500만~2억2500만 달러의 추가 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과거에는 제품 설계를 변경해 생산 비용을 절감했는데, 예를 들어 젠가(Jenga) 블록에 하나의 목재만 사용하는 식이다.

다우(Dow)는 수요 부진으로 인해 1분기 손실을 기록한 후 약 60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다. 다우는 자본 지출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출 예정이며, 캐나다 앨버타주에 계획된 무배출 에틸렌 공장 건설을 연기하고, 독일과 영국의 화학 공장 계획도 재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