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7 06:59 AM

미국·중국 고위 당국자, 스위스에서 무역 협상 회담 예정

By 전재희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와 무역대표부 대표 제이미슨 그리어, 중국 부총리 허리펑과 회동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와 무역대표부 대표 제이미슨 그리어가 이번 주 목요일 스위스로 향해 중국의 경제 수장을 만날 예정이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 보도했다.

이는 양국 간 고조된 무역 긴장을 완화하고 향후 보다 포괄적인 무역 협상의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한 행보다.

중국 외교부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경제 참모이자 부총리인 허리펑이 5월 9일부터 12일까지 스위스를 방문해 미국 당국자들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대변인은 이번 회담이 미국 측의 요청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스콧 베센트 장관(우)과 중국 리펑 경제부총리

(미국 스콧 베센트 장관(우)과 중국 리펑 경제부총리)

미 재무부는 화요일 보도자료를 통해 베센트 장관이 스위스를 방문해 중국 고위 관료를 만날 예정임을 확인했다. 미 무역대표부도 별도의 성명을 통해 그리어 대표가 중국 측과 회담을 갖기 위해 스위스로 향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인물은 언급하지 않았다.

WSJ에 따르면, 베센트 장관은 성명을 통해 "국제 경제 시스템을 미국의 이익에 보다 부합하도록 재조정하는 데 있어 생산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같은 날 의회 청문회에서도 "미국은 아직 중국과 무역에 관해 실질적인 접촉을 시작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이후 Fox News와의 인터뷰에서 베센트 장관은 이번 스위스 회담이 토요일과 일요일에 열릴 예정이며, 이는 초기 논의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이번 주말에 어떤 의제를 다룰지부터 합의하게 될 것"이라며 "이번 회담은 대규모 무역협정보다는 긴장 완화가 중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베센트 장관은 또한 스위스 대통령 카린 켈러-주터와도 회담할 계획이다.

중국 상무부는 이번 회담에 대해 "미국이 관세 조정 의사를 내비친 것"을 이유로 수락했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미국의 일방적인 관세 조치가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초래했다고 지적하며, "중국은 대화를 환영하지만 원칙적인 입장은 결코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부소장이자 전 미 무역협상가인 웬디 커틀러는 "양측 모두 긴장 완화를 위한 긍정적인 조치를 취하려 하고 있으며, 재접촉 전략을 구상하려는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수요일 전 상원의원 데이비드 퍼듀를 주중 미국대사로 임명하는 취임식을 거행할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두 번째 임기 시작 이후 중국산 제품에 최대 145%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으며, 중국 역시 이에 맞서 최대 125%의 보복관세를 시행하면서 최근 양국 간 무역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WSJ는 미국 투자자들과 소매업체들이 물류 대란과 재고 부족을 우려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하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행정부는 이러한 조치를 일방적으로 추진하지 않을 것이며, 중국 측의 상응 조치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반면, 시진핑 주석은 미국과의 장기적인 갈등에 대비하고 있으나, 급격히 둔화되고 있는 중국 경제로 인해 워싱턴과의 재접촉이 필요하다는 압박도 받고 있다.

WSJ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최근 공안부장 왕샤오훙에게 미국이 우려하는 펜타닐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왕 부장을 미국 또는 제3국에 파견해 미국 당국자와 별도 회담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담은 스위스 회담과는 별개의 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