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19 10:46 AM
By 전재희
전화 직전 젤렌스키와도 조율...30일간 휴전안 추진, 직접 회담 가능성도 열어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고위급 전화통화를 시작하며,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협상을 본격 추진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백악관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푸틴과의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짧은 조율 통화를 마친 직후 이루어졌다. 미 정부 관계자와 대화에 정통한 또 다른 인사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에게 "푸틴에게 30일간 무조건 휴전안을 수용하라고 압박하고, 자신과 푸틴의 향후 회담에 트럼프가 동석할 수 있도록 중재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젤렌스키는 트럼프에게,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채 어떤 결정도 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푸틴에게 명확히 해달라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이번 통화는 평화협상에 있어 러시아 측의 미온적인 태도에 미국 정부가 점차 좌절감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외교적 전략에 있어 점차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이는 트럼프와 젤렌스키 간 과거 긴장 관계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현재 트럼프와 푸틴의 대화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해 무조건적인 30일 휴전에 동의할 수 있을지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이미 해당 제안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며칠간 러시아가 수백 대의 드론을 우크라이나에 발사한 점을 언급하며 푸틴에게 공격을 멈추라고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푸틴은 외교적 해법에 나서는 듯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실제로는 소극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JD 밴스 부통령은 이날 "현 상황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정말 진심이냐, 전쟁을 끝낼 의지가 있느냐'고 직접 묻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밴스는 이어 "만약 러시아가 진지하게 협상에 임할 의사가 없다고 판단되면, 우리는 언제든 협상 테이블에서 떠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은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종식을 위한 직접 회담도 열려 있다"며 "이번 전화 통화 결과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빗은 "대통령은 양측 모두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으며, 휴전과 갈등 종식을 분명한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과의 통화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과 다시 연락을 주고받을 예정이다.
젤렌스키는 전날 로마에서 JD 밴스 부통령과 대면해 회담을 가졌다. 이는 지난 2월 백악관에서 있었던 긴장감 넘쳤던 만남 이후 두 사람 간 첫 대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후에도 나토 회원국 정상들과의 전화외교를 이어갈 예정이다.
트럼프는 지난주 중동 순방 중 "터키에서 푸틴과의 평화회담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푸틴은 고위급 대신 실무급 인사만을 파견했고, 이에 따라 트럼프는 미국으로 복귀했다.
지난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2022년 2월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2시간가량의 직접 협상을 가졌으나 큰 진전은 없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독자적인 협상을 통해 유럽 동맹국들의 입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가 휴전 기간 동안 병력을 재정비하고 재무장할 것"이라며 휴전 제안에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전쟁의 근본 원인을 다뤄야 한다"며, 우크라이나의 군사력 약화 및 서방과의 단절이라는 초기 전쟁 목표를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러시아는 미국과의 외교적 관계를 고려해 일부 포로 교환 및 경제 협력 제안을 내세우며 트럼프를 달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레빗 대변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검토 중이며, 이는 여전히 테이블 위에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