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25 08:59 AM

하버드, 법적 투쟁 준비했지만... 트럼프의 공세는 통하고 있다

By 전재희

하버드 대학교가 미국 연방정부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는 학교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녈(WSJ)이 24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하버드를 향해 연방 자금 중단, 세금 면제 지위 박탈, 국제학생 등록 자격 취소 등의 조치를 연달아 단행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하버드가 어떤 결과를 얻더라도 학교에 상당한 변화를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

하버드 대학교

(하버드 대학교. 자료화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부터 하버드를 정조준하며 압박을 가하자, 학교 이사회는 곧바로 대응을 논의했다. 협상을 시도할지, 아니면 소송으로 맞설지를 두고 논의가 있었지만, 대통령이 거듭 공세를 이어가자 결국 학교는 강경 대응을 선택했다. 5월 현재 하버드는 두 건의 소송을 제기했으며, 그 중 하나는 국제학생 등록 자격 회복을 위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요일 백악관에서 "하버드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밝혀, 강경 기조를 이어갈 뜻을 분명히 했다.

캠퍼스 내부, '장기전' 대비 중

하버드 교직원과 행정진은 장기적인 법적 공방에 대비해 긴축 계획과 예산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하버드 인문과학대학 학장 호피 후크스트라는 최근 회의에서 "이번 연방 조치는 되돌릴 수 없는 변화를 촉발했다"고 말했다.

하버드는 이미 피해를 입고 있다.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연방 연구기금이 중단된 가운데, 학교는 자체적으로 2억 5천만 달러를 연구비로 긴급 투입하고 있으며, 가버 총장은 연봉의 25%를 삭감했다. 보건대학은 일부 직원 해고, 대학원 정원 축소, 일상 비용 절감 조치에 들어갔다.

시카고대학교의 헌법학자 아지즈 후크 교수는 "연방정부가 협상을 신뢰할 수 없는 상태이며, 법적 다툼에서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것이 하버드의 딜레마"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번 사태가 하버드뿐만 아니라 미국 고등교육 전체의 패러다임에 변화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학생 등록 취소... 사상 초유의 조치

가장 최근의 조치는 하버드에 더욱 큰 충격을 안겼다. 국토안보부는 4월 16일, 하버드 국제학생처에 보낸 서한에서 국제학생 등록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토안보부 장관 크리스티 노엄은 "국제학생 등록은 권리가 아닌 특권"이라며, 유대인 학생에게 적대적인 학습 환경을 조성한 데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

국토안보부는 다음과 같은 정보를 10영업일 내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 비자 소지 학생 중 타인의 권리를 침해한 사례
  • 위험 행위로 인해 퇴학한 학생
  • 불법 행위, 위협 발언, 학습환경 방해 등의 기록

하버드는 4월 30일 기한에 맞춰 수천 페이지의 관련 문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 회의에서 하버드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하버드는 미국적이지 않다"고 발언했다.

두 번째 통보와 최종 결정

5월 7일, 국토안보부는 하버드에 보낸 두 번째 서한에서 최초 요청 사항 중 4가지를 다시 요구하며 일주일의 추가 기한을 부여했다. 이에 하버드는 비자 소지 학생 중 음주 등으로 징계를 받은 3명의 사례를 제출했다.

그러나 5월 23일 목요일, 국토안보부는 하버드의 국제학생 등록 자격을 즉시 박탈한다는 통보를 보냈다. 노엄 장관은 "이번 조치는 놀라운 일이 아니며, 하버드가 단순한 보고 의무조차 이행하지 않은 데 따른 결과"라고 밝혔다. 그녀는 "반미주의와 반유대주의를 뿌리 뽑기 위한 법 집행"이라고 강조했다.

법원, 일시적 제동... 향후 갈등 불가피

하버드는 즉시 소송을 제기했으며, 법원은 금요일에 **임시 금지명령(TRO)**을 발동해 유예 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백악관 대변인은 "임명되지 않은 판사들이 행정부의 이민 및 안보 정책을 가로막을 권리는 없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본격적인 법원 심리는 5월 27일 화요일로 예정되어 있다.

하버드는 소장에서 "국제학생 없이는 하버드도 없다"며 "이들은 연구, 교육, 스포츠 등 전반에 걸쳐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고 밝혔다. 하버드 학생의 약 25%가 외국 출신이며, 공공보건·경영·정책대학원의 비중은 그보다 높다.

학생들의 불안

중국 톈진 출신으로 하버드 보건대학원에 재학 중인 장카이치는 원래 여름 방학을 맞아 중국에 돌아갈 예정이었지만, 출국을 취소했다. 그는 "짐도 다 쌌고, 가족과 친구를 위한 선물도 준비했다"며 "하지만 미국에 다시 입국하지 못할까 봐 두려웠다"고 말했다. 임시 명령이 내려진 후 안도했지만, 여전히 불안은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