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29 07:34 AM

엘론 머스크, 정부 직책에서 물러난다

By 전재희

테슬라 CEO, 트럼프 '크고 아름다운 법안' 비판하며 공화당 비판자 대열에 합류

엘론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에서의 활동을 마무리하고 정부를 떠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머스크는 28 밤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X'를 통해 "낭비성 지출을 줄일 기회를 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한다"며 정부 역할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다.

머스크는 특별정부직원(SGE)으로 임명되었으며, 법에 따라 그 임기는 130일로 제한된다. 백악관 관계자는 머스크의 퇴직 절차가 수요일부터 시작됐으며, 최근 몇 주간은 웨스트윙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전했다.

일론 머스크
(일론 머스크. 자료화면 )

퇴임을 앞두고 머스크는 공화당 내 재정 보수파들과 함께 공화당이 추진한 수조 달러 규모의 세금 및 지출 법안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해당 법안이 연방 재정적자를 줄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하원과 상원 내 강경 재정 보수파들의 주장과 일치한다.

이 법안은 지난주 하원을 간신히 통과했으며, 상원에서는 위스콘신주의 론 존슨 상원의원, 플로리다주의 릭 스콧 상원의원을 비롯한 재정 보수파들이 추가적인 감축을 요구하고 있다. 법안은 상원에서 수정된 뒤 다시 하원으로 돌아올 예정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른바 "크고 아름다운 법안"을 7월 4일까지 책상 위에 올리길 바라고 있다.

머스크는 CBS '선데이 모닝' 인터뷰에서 "솔직히 말해, 이번 지출 법안이 예산적자를 더 키우는 것이 실망스럽다"며 "법안은 크거나 아름다울 수는 있지만, 두 가지를 동시에 충족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 재선 캠페인에 약 3억 달러를 기부하며 공화당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후원자 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 또한 그는 테슬라, 스페이스X 등 자신이 운영하는 다섯 개 기업에 집중하기 위해 최근 정부효율성부(DOGE) 태스크포스에서 사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의 비판에 대해 "일부 조항에 불만이 있지만, 다른 부분은 매우 만족스럽다. 그런 게 협상"이라며 공화당의 하원 내 과반이 매우 좁다는 점을 언급했다.

법안 지지자들은 경제성장으로 인한 세수 증가를 통해 적자 확대가 없을 것이라 주장하지만, 상원 내 강경파들은 추가 감축이 없을 경우 법안 통과를 저지하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릭 스콧 상원의원은 '찰리 커크 쇼'에서 "이 법안은 예산을 균형 있게 만들지 못한다. 전혀 근접하지도 않는다"며 "현안 그대로라면 절대 찬성표를 던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 고문 스티븐 밀러는 X에서 해당 패키지를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복지개혁"이라고 평가하며 적자 감축 효과를 주장했다. 그는 재량지출 변경이 예산 조정법안에서는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외교 지원 및 공영방송 예산 삭감 등을 포함한 DOGE 감축안은 이후 추가 법안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원의장 마이크 존슨(공화·루이지애나)은 X를 통해 머스크와 DOGE의 활동을 "엄청난 성과"라고 칭찬하며, 백악관에서 감축 예산안을 제출하는 대로 관련 법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외교 지원, 공영방송(CPB 및 NPR) 삭감을 포함한 94억 달러 규모의 DOGE 감축 패키지를 준비 중이며, 예산관리국(OMB)의 러셀 보트 국장은 월요일 또는 화요일 중 감축안이 의회에 제출될 예정이며, 이후 추가 삭감안도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지난해에도 대규모 공공지출 법안에 반대하는 소셜미디어 활동을 통해 공화당 내 지지 철회를 유도했으며, 결과적으로 더 축소된 예산안이 통과된 바 있다.

DOGE는 자산 매각, 계약·임대·보조금 취소, 인력 감축 등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총 1,750억 달러를 절감했다고 주장하지만, 정치권 전반에서는 이 수치가 과장되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 스티븐 미란은 WSJ 콘퍼런스 인터뷰에서 "이번 예산안이 적자 감축을 포기한 신호로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며 "이번 법안에는 충분한 감축이 포함되어 있으며, 입법과정 외에서 더 많은 감축 조치가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