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2 08:31 AM
By 전재희
싱가포르-미·중 무역 전선에서 '무기화된 공급망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주 워싱턴과 베이징의 외교 경색은 기존 관세 등의 통상규제 대신 *수출통제(export controls)*라는 강력한 경제 무기를 통한 교착 상태로 펼쳐졌다. 희토류, 반도체 기술 등 전략물자의 공급이 일시 차단됐다가, 런던에서 열린 협상에서 다시 재개되었으나 양국은 전통적 통상 조항보다 공급망 제한 해제에 더 집중했다 .
이러한 변화는 미국과 중국 간 경쟁이 단순 통상보다 누가 글로벌 경제 권력을 쥐느냐에 달렸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미 기업과 투자자들은 정치적 리스크가 공급망 전반을 휘감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
베이징 컨퍼런스보드의 알프레도 몬투파르‑헬루 수석 고문은 "생겨나는 불확실성이 상당하다. 완전 새로운 양상"이라고 밝혔다 .
일부 전문가들은 향후 미·중 무역 협상이 냉전 시기의 핵무기 통제 협정처럼 공급망 억제와 재가동을 '군축·교환' 형태로 다룰 전망이라고 분석한다
■ 중국, 제조업 강국... 미국은 첨단기술 우위
중국은 세계 제조의 약 1/3을 차지하며, 기계·선박·철강·섬유·기초 의약 소재 등 산업 전반을 장악하고 있다 .
반면 미국은 반도체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
■ 팬데믹 이후 드러난 공급망 취약성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중국 공장 폐쇄 여파로 글로벌 공급망이 마비되며, 자동차·의료기기·방역물자가 동반 부족 사태를 겪었다. 기업들은 재고 축적, 대체 생산 기지 확충 등으로 대응했지만, 중국의 핵심 공급망 장악력엔 큰 변화가 없었다 .
■ 미국의 기술강화 전략과 중국의 반격
바이든 행정부는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 노광장비(lithography) 해외 동맹국과의 협력 제한 등을 통해 중국의 기술 굴기를 억제하고 있다

이에 중국은 희토류 및 핵심광물 수출을 차단하고, 희토류 자석의 수출 통제까지 시행하며 대응했다 .
■ 런던 협상 타결...하지만 여전한 불확실성
5월 제네바 협상으로 미·중은 희토류 자석·중요광물 수출 재개에 합의했지만, 중국은 6개월 기간 제한을 두어 다시 제한을 할 여지를 남겨두었다 .
미 정부는 지난주 항공기 엔진·칩 제작 소프트웨어·에테인 수출 제한을 검토해 중국에 압박을 가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
■ 기업, 대응 전략 바꾼다
미·중 기업들은 하나의 글로벌 공급망 대신, 두 개의 체계(U.S. vs China)로 분리(split) 전략을 계획하고 있다.
상하이 아메리칸상공회의소 에릭 정 대표는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미국과 중국을 별도의 시장으로 간주하며, 리스크 분산(d-risk) 구조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