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3 11:19 PM

일본제철, 트럼프 정부와 안보 협약 체결 후 U.S. 스틸 인수 마무리 수순

By 전재희

일본의 철강 대기업 일본제철이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 국가안보 관련 협약을 체결함에 따라, 미국 철강업체 U.S. 스틸에 대한 141억 달러 규모의 인수를 곧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일본제철은 이번 협약을 통해 미국 정부에 '골든 셰어(Golden Share)'를 부여하고, 향후 3년간 약 110억 달러의 투자를 약속했다. 2028년 이후 새 제철소 건설까지 포함할 경우 전체 투자 규모는 140억 달러에 달한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행정명령은 U.S. 스틸이 펜실베이니아주에 계속 남아 있게 하며, 미국의 국가 및 경제 안보의 핵심 요소로 보호될 수 있도록 보장한다"고 밝혔다.

일본제철

(일본제철. 자료화면)

일본제철은 2023년 12월 U.S. 스틸 인수를 위해 경쟁사들을 제치고 주당 55달러, 총 141억 달러의 인수 제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지난 1월 바이든 전 대통령은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거래를 중단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대선 캠페인 당시 이 거래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으나, 일본제철이 미국 내 추가 투자를 약속하면서 입장을 바꿨다. 행정명령에는 이번 인수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는 있지만, 강화된 감시 및 집행 조치로 이러한 위험을 완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 포함됐다.

이번 거래는 미국 철강 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제철은 충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U.S. 스틸의 노후된 설비를 개선하고 생산 역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양사는 공동 성명에서 "이번 파트너십은 지역사회와 가족들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가져올 것이며, 앞으로 수세대에 걸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U.S. 스틸 주가는 이날 장 마감 후 시간외 거래에서 약 5% 상승한 54.84달러를 기록했다. 일본제철의 인수 제안 가격은 주당 55달러다.

다만 미국 철강노조(United Steelworkers)는 협약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노조 지도부는 그간 이번 매각에 반대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일부 지역 노조 지도자들은 U.S. 스틸이 인수 무산 시 제철소를 폐쇄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일본제철의 계획을 지지하고 있다. 현재 U.S. 스틸은 미국 내에서 약 14,000명의 직원을 고용 중이다.

한편 최근 미국 내 철강 가격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수입 철강에 대한 관세 인상 전 가격 상승을 우려한 구매자들이 재고를 늘렸기 때문이다. 제조업체들은 경기 둔화를 우려하며 추가 구매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수입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두 배 인상하며, "미국 철강업체와 노동자 보호를 위한 조치"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