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6 07:05 AM

이스라엘, 이란 상공 장악...우크라이나전에서 실패한 러시아와 대조

By 전재희

공중 우세 확보가 전쟁 양상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부각
테헤란 공습 가능케 한 이스라엘의 공군력, 러시아의 한계 드러내

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 개시 후 단 48시간 만에 이란 서부 상공에서 공중 우세를 확보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로 인해 이스라엘 전투기는 장거리 미사일이 아닌 단거리 유도폭탄을 투하하며 테헤란 상공을 직접 타격할 수 있게 됐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3년 반이 넘도록 달성하지 못한 성과다.

WSJ에 따르면,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키이우를 빠르게 점령하려 했으나 실패했고, 그 이후 참호전과 소모전으로 이어지며 공중 우세를 장악하지 못한 채 전선이 고착됐다.

반면 이스라엘은 6월 13일 시작된 공습 이후 이란 서부의 지대공미사일 기지를 파괴하고, 이란 혁명수비대 정보총책과 그 부관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이란 정유시설 파괴

(이사르알의 공습으로 화염이 치솟고 있다.)

미국 공군 예비역 중장 데이비드 덥툴라(Mitchell Institute 소장)는 "두 전쟁 모두 공중 우세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이스라엘이 공중 우세를 확보한 반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그것을 이루지 못해 소모전에 빠졌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은 F-35 스텔스 전투기를 중심으로 초기 공습을 개시했고, 이후 F-15와 F-16 등 구형 기종도 투입했다.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에얄 자미르 대장은 "조종사들은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이란 상공에서 수백 개의 표적을 정밀 타격 중"이라고 밝혔다.

영국 공군 전 작전사령관 마틴 샘슨은 "이스라엘은 광범위한 무기체계를 효율적으로 투입하고 있으며, 이란은 대응 능력이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의 강점: 러시아와 질적 격차

전문가들은 이번 작전에서 이스라엘 공군의 질적 우위가 러시아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마이클 코프먼(카네기 재단 선임연구원)은 "이란 방공망은 우크라이나보다 훨씬 허술했고, 이스라엘 공군은 러시아보다 훨씬 정교한 능력을 갖췄다"고 분석했다.

에드워드 스트링어 영국 공군 예비역 공군원수도 "이스라엘은 정보, 사이버, 정밀 타격이 통합된 작전 문화가 있는 반면, 러시아는 단순히 조종사만 양성해 포격 지원용으로 운용한다"고 지적했다.

이란의 방공 실패: 정치적 오판과 준비 부족

이란은 수십 년간 방공체계 대신 미사일 억지력에 의존해왔다. 중국제와 국산 방공 시스템, 일부 S-300으로 구성된 이란의 방공망은 통합 수준이 낮고 기습에 취약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경고에 따라 2022년 2월 러시아 침공 전 대부분의 방공 자산을 분산·위장해 초기 피해를 최소화했다.

또한 이란은 전쟁 개시 시점을 오판했다. 이스라엘은 6월 15일 예정된 미·이란 핵협상 실패를 명분으로 공격하겠다는 신호를 흘렸지만, 실제로는 이틀 전인 6월 13일 전격적으로 공습을 개시했다. 기만전술과 함께 이스라엘 특수부대는 단거리 드론을 이용해 이란 방공시설을 파괴했고, 이란 고위 장성들의 암살도 병행됐다.

이스라엘의 전략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시도했던 것과 유사하지만, 훨씬 정교하게 수행됐다. 이스라엘 군사전문가 마이클 호로위츠는 "러시아는 키이우 정권을 단기간에 제거하려 했으나 우크라이나는 단단히 결속돼 있었다. 반면 이란은 내부 불만이 커져 이스라엘과 협력하는 인물을 찾는 게 상대적으로 쉬웠다"고 밝혔다.

여전히 이어지는 공격: 이란의 미사일, 이스라엘의 대응

이란은 여전히 이스라엘 도시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있으며 민간인 사상자도 속출하고 있다. 그러나 군사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지상에서 미사일을 파괴하는 방식으로 점차 우위를 넓혀가고 있다고 분석한다.

미 공군 예비역 장군 티모시 레이(전 전략사령부 사령관)는 "미사일은 발사되기 전, 지상 컨테이너에 있을 때 격파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며 "이스라엘은 이러한 공세적 우위를 계속해서 활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