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23 07:49 AM
By 전재희
메타(Meta)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가 자사 인공지능(AI) 경쟁력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전례 없는 AI 인재 확보 작전에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 보도했다.
WSJ 보도에 따르면, 일부 인재들에게는 1억 달러(약 1,370억 원)에 달하는 초고액 연봉을 제안했고, 심지어 직접 이메일과 메시지를 보내며 설득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가 새로 구축 중인 '슈퍼인텔리전스(Superintelligence)' 연구소에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저커버그는 세계 유수의 AI 연구자, 엔지니어, 스타트업 창업자에게 직접 연락을 취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수신자들은 그가 보낸 메시지가 실제 저커버그 본인의 것인지 의심할 정도였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오픈AI(OpenAI) 공동 창업자인 존 슐만(John Schulman), 비디오 생성 AI '소라(Sora)'의 공동 개발자인 빌 피블스(Bill Peebles), 일리야 서츠케버(Ilya Sutskever) 등 유명 인사들에게도 영입 제안을 보냈다. 그는 서츠케버가 새롭게 시작한 AI 스타트업 '세이프 슈퍼인텔리전스(Safe Superintelligence)'에 투자하고, CEO인 다니엘 그로스(Daniel Gross) 및 전 GitHub CEO였던 낫 프리드먼(Nat Friedman)의 영입을 추진 중이다. 이 과정에서 메타는 그들의 벤처 펀드를 일부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한 AI 검색 스타트업 '퍼플렉서티(Perplexity)' 인수 시도도 있었다. 저커버그는 이 같은 영입 경쟁에 140억 달러를 투자해 AI 스타트업 '스케일 AI(Scale AI)'와 CEO 알렉산드르 왕(Alexandr Wang)을 데려왔으며, 왕은 향후 메타의 AI 팀을 이끌 예정이다. 이 계약으로 왕은 역대 가장 비싼 스타트업 영입 사례 중 하나로 기록됐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메타의 AI 전략에 대한 불확실성과 기존 프로젝트들의 연이은 구조조정으로 인해 일부 인재들은 합류를 주저하고 있다. 특히, 4월 발표된 AI 모델이 기대에 못 미치며 비판을 받았고, 신형 AI 모델의 공개가 연기되면서 메타의 AI 기술 경쟁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더불어 메타 AI 수석 과학자인 얀 르쿤(Yann LeCun)이 현재 산업 전반이 채택하고 있는 대형 언어모델(LLM) 접근법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내부적인 철학적 충돌도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저커버그는 현재 회사 내부 채팅방 '🎉Recruiting Party(리크루팅 파티)'에 참여해 직접 인재 발굴을 주도하고 있으며, 관심 있는 후보자에겐 자신이 직접 첫 메시지를 보내고 선호하는 연락 방식을 확인한다. 연락이 닿으면, 캘리포니아 팔로알토 또는 레이크 타호에 있는 자신의 자택에서 식사와 미팅을 가지며, 책상 배치까지 직접 관여하는 등 전 과정에 참여한다.
그는 또한 후보자들에게 "메타에서는 컴퓨팅 파워도, 예산도 걱정할 필요 없다"고 강조한다. 메타가 광고 수익과 고성능 반도체에 대한 압도적 접근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저커버그의 '개인적 터치'와 '막대한 자금'이 실제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오픈AI CEO 샘 알트먼(Sam Altman)은 "지금까지 메타의 제안을 수락한 핵심 인재는 없다"며 저커버그의 전략을 공개적으로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