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26 02:42 PM

'레이즌' 케인 장군, 트럼프 최측근 군사 자문으로 부상

By 전재희

이란 공습 작전 주도 후 트럼프의 신임 획득... 합참의장직 수행하며 정치적 중립성 시험대 올라

단기간 내 미 합참의장으로 임명된 댄 '레이즌' 케인 장군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군사 자문으로 급부상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이달 중순 실시된 대이란 공습 작전을 주도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얻은 케인 장군은 백악관에서 거의 매일 모습을 드러내고 있으며, 대통령은 공식 석상에서 그의 역할을 반복적으로 치켜세우고 있다.

이란 핵시설에 대한 6월 21일 공습 작전 당시, 케인 장군은 상황실에서 실시간으로 작전 현황을 설명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질문에 대부분 직접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케인은 미국 조종사 보호 방안과 중동 주둔 미군 방어 계획을 지도와 함께 상세히 제시했고, 작전이 그의 계획대로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대통령의 신뢰는 절정에 달했다.

이란폭격의 주역 케인 장군

(이란 폭격의 주역 레이즌 케인 장군. 국방부)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기자들에게 "레이즌 케인은 정말 놀라웠다"고 언급하며 그의 공을 치하했고, 공식 석상에서도 '장군'이나 '댄' 대신 그의 별명 '레이즌(Razin)'을 자주 사용하고 있다.

JD 밴스 부통령은 성명을 통해 "케인 장군은 대통령의 군사적 목표 수행에 철저하고 정밀하게 접근했다"며 "지난 주말 공습 작전은 미국인의 희생 없이 이란의 핵 역량을 완전히 제거한 성공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군사 전략가에서 정치 핵심 인물로

케인 장군은 원래 공군 전투기 조종사 출신으로, 2001년 9.11 테러 당시 워싱턴 상공 방어 작전에 투입되었고, 이후 중동지역에서 여러 차례 임무를 수행했다. 특수작전 전술 및 기밀 프로젝트에도 참여했으며, 2024년 공군 중장으로 예편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임기 시작과 함께 군에 복귀, 지난 4월 상원에서 60대 25의 표차로 합참의장으로 임명되었다. 이는 퇴역 장성 및 4성 장군이 아닌 인물이 해당 직위에 임명된 첫 사례다.

정치적 논란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케인과의 2018년 회동 당시 그가 'MAGA' 모자를 쓰고 "당신을 위해 죽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지만, 케인은 청문회에서 "그런 발언을 한 적도 없고 정치 관련 상품을 착용한 적도 없다"며 이를 부인했다.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 또한 "케인은 전형적인 비정치적 장군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정치와 군의 경계선에서

케인 장군은 현재 합참의장으로서 군의 정치적 중립성과 대통령의 정치적 요구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난제를 안고 있다. 트럼프 전임 시절 합참의장이던 마크 밀리 장군은 대통령과 갈등을 빚다가 트럼프의 표적이 되었고, 조 바이든 대통령은 퇴임 직전 밀리에게 사면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케인 장군은 최근 열린 국방부 브리핑에서 정치적 질문을 피하며 기술적 설명에 집중했다. 이란 핵시설에 사용된 3만 파운드 규모의 벙커버스터 개발 과정과 피해 분석 절차를 상세히 설명했으며, 알 우데이드 미 공군기지에 대한 이란의 미사일 보복을 저지한 병력에 대해선 "완벽히 막아냈다"고 언급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은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피터 피버 듀크대 교수는 "그는 대통령의 합법적 명령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 본분"이라며 "이는 정치적으로 비춰질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 공습 작전 전면에

이번 이란 공습 '미드나잇 해머 작전(Operation Midnight Hammer)'은 미국이 태평양 상공에 B-2 폭격기 위장을 벌이는 한편, 대서양을 통해 실제 타격 부대를 이동시킨 전략 작전이었다. 케인 장군은 작전 전부터 백악관에서 매일 전략 계획 회의에 참여했으며, 공격 직후에는 백악관을 다시 찾아 평가 보고를 진행했다.

국방장관 피트 헥세스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작전은 대통령의 대담하고 탁월한 결정이었다"며 "이란의 핵 야망은 완전히 파괴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케인을 "말이 간결하고 요점을 잘 짚는다"고 평했다. 그러나 군 내부와 외부에서는 그가 정치적 충성심을 넘어 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케인 장군은 "어떠한 정치적 압력도 받지 않았으며, 그럴 일도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그의 행보는 계속해서 군과 정치 사이의 경계선 위를 걷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