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27 07:24 AM

뉴욕 부동산 업계, '맘다니 돌풍'에 충격...시장 혼란 속 대책 마련 분주

By 전재희

뉴욕시 부동산 업계가 극좌 성향의 사회주의 정치인 조흐란 맘다니(Zohran Mamdani)의 민주당 시장 예비선거 승리 이후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 보도했다. 

WSJ의 보도에 따르면, 그가 추진하는 '임대료 동결' 정책에 대한 우려가 부동산 소유주들과 개발업자들을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일부는 에릭 애덤스 현 시장 지지로 방향을 틀거나 대체 후보를 물색하는 움직임에 나섰다.

■ 예상 밖 맘다니의 승리에 업계 '패닉'

맘다니 후보는 화요일 밤, 전 뉴욕 주지사 앤드루 쿠오모를 누르고 민주당 경선에서 깜짝 승리를 거뒀다. 이 소식이 전해진 후 뉴욕시 부동산 업계는 비상 모드에 돌입했다. 관련 업계 임원들의 전화는 쉴 새 없이 울렸고, 곳곳에서 대응 전략 회의가 이어졌다.

뉴욕 도심

(뉴욕 도심. 구글)

현재 다수의 부동산 관계자들은 친기업 성향의 현직 시장 에릭 애덤스를 지지하거나, 오는 11월 본선에 출마할 새로운 후보를 세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부는 맘다니 당선 시를 대비해 뉴욕주 의회를 대상으로 그의 정책을 견제할 수 있도록 로비를 계획하고 있다. 더 나아가 아예 뉴욕 시장에서 철수하겠다는 기업도 등장했다.

KPG 펀드의 최고경영자(CEO) 그렉 크라우트는 "무언가 해야 한다"며 "이대로 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 핵심 쟁점은 '임대료 동결'

맘다니는 약 100만 가구에 이르는 뉴욕시의 임대 안정 아파트에 대해 임대료를 동결하는 법안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이는 신규 건축물에는 적용되지 않지만, 기존 임대주들에겐 수익성 악화와 신규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어 큰 반발을 사고 있다.

Gaia 부동산의 CEO 대니 피시먼은 "맘다니 행정부는 뉴욕시 경제에 사형 선고가 될 것"이라며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와 팜비치엔 코로나 이후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피시먼은 현재 뉴욕시에서 사업을 철수하고 플로리다로 확장 중이라고 밝혔다.

■ 탈출 움직임과 대응 로비 병행

마이애미 부동산 중개인 대니 허츠버그는 "선택을 망설이던 뉴욕 고객들이 '이젠 정말 떠날 때'라고 연락해오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맘다니가 추진하는 또 다른 주택 정책-공공부지 개발 허용, 토지 이용 심사 간소화, 주차 공간 요건 완화 등-은 업계에서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비영리 개발업자 바트 미첼은 "이런 요소들이 오히려 개발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이라며, 맘다니가 시장에 당선되더라도 뉴욕 시장에서 더 큰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 주식시장·정치권도 민감 반응

맘다니의 승리는 주식시장에도 파장을 일으켰다. SL Green, BXP, 보나도 부동산 등 주요 오피스 부동산 기업들의 주가는 수요일 하락했으며, 뉴욕 임대주택에 집중된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Flagstar Financial의 주가는 최근 일주일간 약 5% 하락했다.

사모 부동산 금융회사 Parkview Financial의 CEO 폴 라히미안은 "뉴욕 시장 내 일부 거래는 재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규제 변화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 대항마 물색 본격화..."모든 수단 동원할 것"

부동산 업계는 현재 맘다니에 맞설 새로운 후보를 적극 물색 중이다. KPG 펀드의 크라우트 대표는 "애덤스 시장과 공화당 지도부를 만나 '대안 경로'를 논의할 것"이라며, "맘다니 한 사람을 저지하기 위한 자금이 전방위적으로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RXR 부동산의 CEO 스콧 레클러는 "맘다니가 당선될 경우, 업계는 주 정부를 상대로 세금 인상 같은 정책을 저지하기 위한 강력한 로비를 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 SNS·미디어 전면전 나선 업계

뉴욕 아파트 협회(Kenny Burgos) 회장 케니 부르고스는 소셜미디어와 팟캐스트, 방송 출연을 통해 맘다니의 임대 규제를 적극 비판하고 있다. 그는 맘다니와 고등학교 동창이자 전 뉴욕주 하원의원이기도 하다.

■ "공존 가능성도 있다"...일부는 실용적 접근

일각에서는 맘다니와의 협력 가능성도 모색 중이다. 부동산 컨설턴트 트래비스 테리는 "누구를 측근으로 두느냐에 따라, 맘다니와도 충분히 좋은 거래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수요일 뉴욕 경제계의 영향력 있는 중재자 캐서린 와일드가 주도한 비상 회의에는 주요 부동산 및 금융사 대표 15명이 참석해, 11월 본선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회의는 우려 속에 진행됐지만, 구체적인 결정은 아직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