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5 08:46 AM

공화당, 트럼프 '메가 법안' 유권자에 팔기 나서...2026년 의회 장악 향방 걸려

By 전재희

 트럼프, '크고 아름다운 법안' 서명...세제·국경안보 대승, 민주당·공화당 반대파 모두 돌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월 4일 자정 기한 직전에 '크고 아름다운 법안(Big, Beautiful Bill)'이라 불리는 3조 3천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세금 및 국내 정책 법안에 서명하며, 2기 행정부의 핵심 의제를 입법적으로 완성했다고 폭스뉴스(FOX)가 보도했다.

FOX 에 따르면, 이 법안은 2017년 트럼프 세제개편(TCJA)에서 마련된 개인 및 기업 감세 조치를 영구화하는 한편, 팁과 초과근무 수당에 대한 소득세를 면제하는 새로운 공제 항목도 도입했다.

BBB 법안에 트럼프 사인

(하원에서 통과된 BBB 법안에 사인한후 들어보이는 트럼프 대통령. NBC뉴스 캡쳐)

서명식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법안이 "엄청난 경제 성장을 촉진하고 미국을 움직이는 성실한 시민들을 지원할 것"이라며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트럼프 감세를 공식적으로 영구화했습니다. 이는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감세입니다. 팁 면세, 초과근무 면세, 그리고 노년층을 위한 사회보장세 면제까지 실현했습니다. 4천만 가정을 위한 아동 세액공제도 영구화했습니다. 이제 미국의 황금기가 열렸습니다."

이번 법안에는 연방 부채한도를 5조 달러 증액하는 조항도 포함되어 있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비롯한 낭비 감축론자들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또한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했던 친환경 에너지 세액공제를 철회하고, 국방과 불법이민 단속을 위한 대규모 예산(약 3,500억 달러)도 배정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풍력발전에 대해 "작동하지 않으며, 미국 자연을 훼손하고 새들을 죽이는 데다 모두 중국산"이라며 비난했다. 그는 "나는 중국에서 풍력발전소를 본 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법안은 메디케이드 수급자에게 월 80시간의 근로 요건을 새로 도입하고, 식품지원(SNAP) 프로그램 수급자에 대해서도 근로 의무를 확대하는 복지 개혁 조항을 담고 있다.

한때 상원 내 공화당 내부의 반대와 절차상의 난항으로 좌초 위기를 맞았던 이 법안은 상원 법제 담당관의 수정 요구를 반영해 가까스로 51-50의 한 표 차이로 통과됐다. 이 과정에서 공화당 상원의원 수전 콜린스(메인), 톰 틸리스(노스캐롤라이나), 랜드 폴(켄터키) 등이 반대표를 던졌고, 부통령 J.D. 밴스가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며 법안을 살렸다.

하원에서도 양원 간 상이했던 세부 조항을 조율한 뒤, 법안은 7월 3일 최종적으로 통과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26일 백악관에서 열린 '크고 아름다운 행사'에서 이 법안을 "미 의회를 통과한 국경안보 관련 법안 중 가장 중요하다"고 선언한 바 있다.

부통령 밴스는 법안 통과 직전 SNS에 "이 법안은 대통령에게 바이든 시대의 국경 침공을 되돌릴 자원을 제공한다"며 강력한 지지를 표명했다. 이후 그는 "약속은 지켜졌다! 세금 감면과 국경안보 자원을 실현했다"고 축하 메시지를 남겼다.

법안의 효과를 강조하기 위해 백악관 예산국(OMB) 국장 러셀 보트는 6월 중 "이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미국인에게 60%의 세금 인상이 발생하고 경기침체가 올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 법안을 전면적으로 반대했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는 법안을 "잔인하고 위험하며 틀렸다"고 규탄하면서, 메디케이드와 SNAP 개혁으로 수백만 명이 혜택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크고 못생긴 법안'은 파괴적 잔인함(cruelty)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잔인함은 미국 의회에서 입법의 목적이나 결과가 되어선 안 됩니다."

공화당은 이 법안을 통해 세제와 이민정책에서 자신들의 의제를 확고히 했지만, 민주당은 이를 서민 복지의 대규모 축소로 규정하며 2026년 중간선거에서 유권자의 심판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