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8 06:37 AM
By 전재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공식적으로 재개하겠다고 발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에 따라 우크라이나의 방어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는 수개월간 평화 협상을 시도한 끝에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한 트럼프 행정부가 정책 방향을 선회한 신호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회담 자리에서 "우리는 무기를 보내야 한다. 우크라이나는 지금 매우 강하게 공격받고 있다"며, "그들(우크라이나)은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미국 국방부가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기로 했던 일부 무기 인도 절차를 일시 중단했다는 보도(7월 1일자)가 나온 이후 나온 가장 강력한 재개 의지 표명이다.
이날 밤, 숀 파넬 국방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자위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방어 무기를 제공할 것"이라고 공식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이는 지속 가능한 평화 구축과 민간인 희생 방지를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트럼프는 지난 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무기 공급 중단이 자신의 결정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미국이 지난달 이란 핵시설을 공습한 이후 국방부의 군수품 재고에 대한 전면 검토를 지시했지만, 무기 공급을 중단하라고 명령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 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전쟁을 끝내자"고 촉구했지만, 푸틴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푸틴이 전쟁을 멈추지 않은 데 실망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와의 통화 직후 낙관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5일 저녁 연설에서 "이번 통화는 지금까지 중 가장 생산적인 대화였다"며 "도움을 줄 준비가 되어 있다는 데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동안 중단된 무기 공급에는 패트리엇 미사일 요격체, AIM-120 지대공 미사일, 헬파이어 미사일, 하이마스(HIMARS)용 GMLRS 탄약, 스팅어 미사일, 유탄 발사기 등 주요 무기 체계가 포함돼 있었다.
우크라이나는 특히 러시아의 탄도 미사일 공격을 막을 수 있는 패트리엇 시스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달에도 "그들(우크라이나)은 패트리엇을 원하고 있고, 우리도 필요하지만, 일부를 제공할 수 있을지 살펴보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미국은 2022년 러시아의 침공 이후 총 669억 달러(약 92조 원) 규모의 군사 지원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해 왔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지난해 12월 30일에 승인된 마지막 대규모 무기 패키지는 12억 달러 규모였으며, 스팅어 미사일, 방공 시스템용 탄약 등이 포함돼 있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기존에 승인된 무기 공급을 대부분 이행해왔으며, 최근 들어 몇 차례의 일시 중단이 있었을 뿐이다.
데이비드 시머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우크라이나 담당 보좌관은 "무기 공급 재개는 필요한 첫 걸음일 뿐"이라며, "이제는 펜타곤 잉여 장비를 추가 이전하거나, 유럽 동맹국들이 미국산 방공 무기를 구매해 우크라이나에 전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9일(수) 우크라이나에 대한 신규 무기 제공 계획을 논의하는 회의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