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4 11:09 PM

중국 "트럼프 관세 공세에도 경제 견조"... 2분기 GDP 5.2% 성장

By 전재희

수출 예상을 상회하며 연간 성장률 목표 달성 궤도 유지... 부동산·소비는 여전히 부진

중국 정부는 2025년 상반기 자국 경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잇단 관세 공세 속에서도 회복력을 보였다며, 연간 성장률 목표치(약 5%) 달성을 자신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 보도했다. 

15일 발표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5.2%**로, 1분기의 5.4%보다는 소폭 둔화됐지만 시장 전망에는 부합했다. 상반기 전체로는 5.3% 성장하며, 베이징 당국의 연간 성장률 목표를 웃돌았다.

트럼프의 '관세 폭탄'에도 수출 강세 지속

놀랍게도 이번 성장세의 주된 동력은 수출 부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중국산 제품에 최대 14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지만, 중국 수출업체들은 여전히 활발한 생산 활동을 유지했다.

상하이 항구

(중국 상히이 항구. 자료화면)

14일 발표된 세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6월 중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중국 제조업의 탄력성과 적응력을 다시금 입증했다는 평가다.

일부 분석가들은 지난달 런던에서 열린 미중 간 일시적 관세 완화 합의가 수출 회복에 일정 역할을 했다고 본다.

수출 구조 다변화... 동남아·아프리카·EU 수출로 美 감소분 상쇄

미국으로의 수출은 같은 기간 10.9% 감소했지만,

  • 동남아시아 수출은 13% 증가,
  • 아프리카 22% 증가,
  • 라틴아메리카 7.2% 증가,
  • 유럽연합(EU) 6.6% 증가
    하면서 감소분을 상당 부분 상쇄했다.

일각에서는 '우회 수출'(transshipment) 의혹도 제기된다. 미국은 최근 베트남과의 무역 합의에 '재수출 품목에 대한 고율 관세 조항'을 삽입했으며, 이는 중국산 제품이 다른 국가를 거쳐 우회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산업 생산은 회복세... 소비·부동산은 여전히 약세

6월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6.8% 증가하며 전월(5.8%)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됐다. 그러나 내수 회복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 **소매판매(소비)**는 6월 4.8% 증가에 그쳐 전월(6.4%)과 전망치(5.6%)를 모두 하회
  • 고정자산 투자는 상반기 2.8% 증가, 1~5월(3.7%)보다 둔화
  • 부동산 투자는 11.2% 감소, 신규 착공은 20% 급감
  • 70개 대도시 신규 주택 가격은 6월 한 달간 평균 0.27% 하락, 올해 누적 4.7% 하락

56개 도시에서 집값이 하락해, 전달(53개 도시)보다 확대됐다. 이는 정부 주도의 부동산 긴축 정책 여파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 통계국 셩라이윈 부국장은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위한 더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소비자 심리 여전히 위축... 물가 상승은 미미

  • **실업률(도시 기준)**은 6월 5.0%로 전월과 동일
  • **소비자물가지수(CPI)**는 5개월 만에 상승 전환됐지만, 상승 폭이 너무 작아 뚜렷한 회복세로 보기 어렵다
  • **공장 출하물가지수(PPI)**는 6월 2년 만에 최대 하락 폭 기록, 디플레이션 우려 지속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노후 제품 교체 보조금(일명 '현금 보상형 폐차 프로그램') 등 소비 장려책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 효과는 제한적이다.

"절약 성향 여전... 민간 신뢰 회복이 관건"

컨퍼런스보드 중국센터의 장위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봇·전기차 등 첨단 제조업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부동산 침체와 소비자 신뢰 부족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향후 재정 부양책 확대와 신용 공급 확대를 통해 소비 및 투자를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추가 경기부양 없이는 다시 둔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은 당분간 트럼프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 속에서도 연간 성장률 목표를 지켜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무역 협상 결과와 내수 회복 여부가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