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5 06:48 AM
By 전재희
가구·의류·장난감 등 민감 품목 중심으로 가격 상승...연준은 금리 인하 여지 시사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2.7%를 기록하며 전월(2.4%)보다 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는 관세가 소비자 가격에 점차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특히 가구, 영상·음향기기, 장난감, 의류 등 관세 민감 품목에서 두드러졌다.
미 노동부가 1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Core CPI)는 2.9%로 집계돼 시장 전망과 일치했다.

월간 기준으로도 전체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 0.3% 상승했으며, 근원 물가는 0.2% 올라 전문가 예상치(0.3%)를 소폭 밑돌았다.
관세 민감 품목 가격 일제히 상승
반면, 신차 가격은 0.3% 하락했다.
경제학자들은 일반적으로 관세가 소비자 물가를 올리고 경제 성장을 저해한다고 보지만, 그 영향의 규모나 시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기업들이 봄철 관세 시행 전에 재고를 미리 확보해 둔 덕분에 가격 인상을 미뤄왔기 때문이다.
관세 인플레이션 우려, 연준 내 엇갈린 시각
이번 6월 지표는 연방준비제도(Fed) 내부에서 진행 중인 관세의 물가 영향에 대한 논쟁에 확실한 방향성을 제공하지 못했다.
일부 연준 위원들은 관세 여파가 하반기에 본격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으며, 이번 수치는 7월과 8월 물가 지표의 중요성을 더욱 키운다는 입장이다.
반면, 일부는 미국 경제의 전반적 수요가 강하지 않아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으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관세 효과를 제한적으로 보는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불확실성 속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금리 인하 가능성에 보다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확대가 동시에 물가 상승과 성장 둔화를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연준의 정책 대응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 가격 인상 압박 커져
시카고 연준의 오스탄 굴스비 총재는 "끊임없는 관세 위협은 향후 물가 예측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고 밝혔다.
물가 우려는 줄었지만 가격 인상 계획은 증가
최근 소기업 연합(NFIB) 조사에 따르면, 물가를 최대 우려 요인으로 꼽은 응답자 비율은 11%로 2021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가격 인상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024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미국 고용시장은 여전히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6월 신규 고용은 14만 7천 명으로 예상을 웃돌았지만, 대부분은 지방정부 부문에 집중됐으며 민간 부문 고용은 8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